문병호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27일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문 최고위원은 성명에서 "바른미래당은 통합과 개혁, 자강의 정신으로 국민들에게 희망을 돌려드리고, 청년들의 꿈을 되살릴 것을 약속했지만 통합하지 못하고 끝없는 계파싸움만 되풀이하며 갈등하고 대립했다"고 밝혔다. 뉴스1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명해 그간 당권파로 분류돼온 문병호 최고위원이 27일 전격 탈당, 바른미래당의 분열이 가속화하고 있다.
손 대표계로 분류됐던 만큼 손 대표의 리더십도 큰 손상이 불가피하게 됐다. 비당권파도 손 대표를 향한 공세수위를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보여 당 내홍이 격화될 전망이다.
문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저는 오늘 바른미래당을 떠나 더 크고 담대한 통합과 개혁의 길로 나서려 한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문 최고위원은 4·3 보궐선거에서 참패한 이후 비당권파의 총사퇴 요구를 받은 손 대표 지명으로 최고위원에 임명됐다. 그러나 최근 비당권파 의원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출범으로 당이 사실상 와해될 위기에 놓이자 당 정상화를 촉구하며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해왔다.
이에 손 대표는 지난 21일 문 최고위원에게 "어느 쪽에 설 지 결단을 내리라"고 '최후통첩'을 했다.
문 최고위원은 "바른미래당은 작은 기득권에만 집착하고 연연해 자강하지도 못했고 원칙과 기준없이 이리저리 휩쓸렸다"며 "결국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유능한 수권정당이 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향후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 정치계 원로들을 만나 제3지대 구성을 추진할 예정이다.
그는 탈당선언 후 기자들과 만나 "제가 신당 창당할 만한 자격 되나"라면서도 "김종인, 정의화 등을 두루 만나서 의견을 나누고 필요하면 코디네이터 역할은 할 수 있다. 제 탈당 선언이 대한민국 정계개편의 신호탄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다만 유승민 의원이 대표로 있는 변혁 동참 가능성에 대해서는 "안철수 전 대표가 귀국해 유승민 대표와 함께한다면 변혁에 참여할 수 있지만 유 대표가 단독으로 이끄는 변혁에는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바른미래당 최고위는 당권파 4인, 비당권파 3인으로 구성된 7인 체제에서 당권파 3인(손 대표·채이배 정책위의장·주승용 최고위원)과 비당권파 3인(오신환 원내대표·권은희·김수민 최고위원)으로 구성된 6인 체제로 줄어들게 됐다.
문 최고위원의 탈당으로 손 대표의 리더십 약화와 함께 '당비 대납' 의혹을 제기한 비당권파의 공세도 한층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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