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합성된 박테리아 셀룰로오스 파이프에 잉크를 흘려 안정적으로 파이프가 형성됐음을 확인했다. 연구재단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연구재단은 현진호 서울대 교수 연구팀이 박테리아 셀룰로오스를 3D 프린팅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기술은 향후 인공장기 제작 등 의료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박테리아 셀룰로오스는 박테리아 세포벽의 중요 성분을 구성하는 섬유소를 말한다. 이것은 생체적합성이 우수해, 생체재료로서의 활용이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박테리아가 셀룰로오스 나노섬유를 생합성하기 위해서는 산소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생산되는 셀룰로오스 나노섬유는 공기의 영향을 절대적으로 받는다.
일반적으로 배양액을 용기에 넣어 생합성을 하기 때문에 공기와 접하는 배양액 표면에서 매트 형태의 나노셀룰로오스 구조체만이 제조돼 왔다. 셀룰로오스 나노섬유가 다양한 분야에 응용되기 위해서는 이런 매트 형태의 제한성을 극복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이러한 배경에서 연구팀은 박테리아를 함유한 잉크를 고체 매트릭스 내부에 투입해 3차원 방식으로 인쇄하는 '고체 매트릭스 기반 3D 프린팅 기술'을 개발했다.
소수 유동성이 있는 고체 매트릭스 내부에 박테리아를 함유하는 잉크를 프린팅하고 박테리아 셀룰로오스 생합성을 유도해 기존 형태학적 제약이 많았던 박테리아 셀룰로오스의 한계를 극복했다.
이번에 개발된 3D 프린팅 기술은 베드(bed) 위에서 이뤄지는 기존 프린팅 방식과는 달리, 고체 입자 내부에서 이뤄져 잉크의 전 방향에서 산소가 공급될 수 있다. 따라서 박테리아 셀룰로오스가 인쇄된 잉크의 전 방향에서 생합성되기 때문에 속이 빈 도관을 제조하는 것이 용이하다.
이는 생체 친화적인 재료로 인공혈관 및 신경도관 등의 조직공학 용도로도 활용 가능하다.
현진호 교수는 "이 연구는 3D 프린터를 이용해 박테리아 함유 잉크를 고체 매트릭스 내부에 인쇄해 박테리아 셀룰로오스의 형태를 다양화하는 기술"이라며, "기존의 박테리아 셀룰로오스 하이드로젤이 가지는 형태학적 한계를 극복함으로써 의료 및 환경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사업(개인연구)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11일자로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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