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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명문대 LSE, 학내반발로 中자금 받은 프로젝트 취소

LSE 중국 전문가들에게 中정부 옹호 글의 신문기고 요구 휴즈 교수 "지성에 대한 모욕이자 대학의 가치 부정"

英명문대 LSE, 학내반발로 中자금 받은 프로젝트 취소
【서울=뉴시스】영국의 런던경제대학(LSE)의 건물 모습. LSE는 대학 내 학자들의 분노에 따라 친중국 벤처 자본가의 자금 후원으로 진행하려던 연구 프로젝트를 보류하기로 결정했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가 27일 보도했다. <사진 출처 : LSE 홈페이지> 2019.10.28
【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영국의 명문대학인 런던경제대학(LSE)이 교수들의 분노에 따라 친중국 벤처 자본가의 자금 후원으로 진행하려던 연구 프로젝트를 보류하기로 결정했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가 27일 보도했다.

LSE의 크리스 휴즈 국제관계학 교수와 익명을 요구한 다른 학자들에 따르면 LSE는 지난달 제안받은 연구 프로젝트에 대해 학내 학자들에게 설명했는데 이 연구 프로젝트는 중국에 초점을 맞춘 것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자금 후원자의 이름을 따 '에릭 X 리'로 명명됐다. 에릭 X 리는 상하이에 있는 청웨이 캐피탈 창업자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전제적인 중국 정부와 1989년 중국의 톈안먼(天安門) 유혈 진압 사태를 주기적으로 찬양해온 인물이다.

LSE는 이미 10월 중순 이 프로젝트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LSE의 대변인은 "연구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정기적으로 학교 학자들과 협의하고 있다. 이러한 협의에 따라 프로젝트 중단이 결정됐다"고 말했다.

LSE 연구자들은 이 프로젝트가 외국으로부터의 자금 후원에 지나치게 의존해 학문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고 비난했다. 외국 자금에의 지나친 의존은 이미 몇년 전부터 문제로 지적돼 왔다.


LSE는 지난 2011년 전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가다피로부터 자금을 후원받았다가 하워드 데이비스 당시 총장이 사퇴하기도 했었다.

휴즈 교수는 이 프로젝트가 수백만 달러를 후원받는 대신 학교 내 중국 전문가들에게 중국 정부를 옹호하는 글을 작성해 저명한 신문들의 오피니언 란에 기고하도록 하는 것이라며,이는 "학자들의 지성에 대한 모욕이자 대학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분노를 표했다.

FT가 입수한 LSE 문건에 따르면 학자들의 기고문은 사전에 중국인들로 구성된 자문 그룹의 검토를 거치도록 돼 있으며, 중국 반체제주의자 아이웨이웨이(艾未未)나 홍콩 반정부 시위 지도자 조슈아 웡(黃之鋒) 등 중국 공산당을 지지하지 않는 인물들은 자문 그룹에서 배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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