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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민주화 시위에 싱가포르 집권당도 긴장한다

집권 PAP, 1965년 독립 이후 줄곧 60% 이상 득표율 기록하며 선거 승리해와
싱가포르, 집회 엄격, 시내 한곳에서만 경찰 승인없이 가능해, 위반시 징역 6개월형
정부, 홍콩 시위에 불안감, 비상 대책 마련중인 것으로 전해져

홍콩 민주화 시위에 싱가포르 집권당도 긴장한다
Tourists take pictures in front of the iconic Marina Bay Sands hotelin Singapore, Saturday, Sept. 21, 2019. (AP Photo/Vincent Thian) /뉴시스/AP

홍콩의 민주화 요구 시위가 4개월 가까이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의 또다른 금융 허브인 싱가포르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정권 교체를 앞둔 싱가포르 정부가 홍콩의 시위 장기화에 긴장하며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민행동당(PAP)는 1965년 독립 이후 실시된 선거에서 모두 60% 이상의 득표율을 얻으며 승리하면서 강력하게 줄곧 집권해왔다. 리콴유 초대 총리의 장남인 리셴룽은 2004년부터 맡아온 총리직을 내년 선거를 통해 헝스위킷 재무장관에게 넘길 예정이다. 이럴 경우 싱가포르 독립 이후 리가문 소속이 아닌 두번째 총리가 선출되지만 국민들이 예민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

그동안 리 정부는 홍콩의 사태로 인해 싱가포르가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조심스런 행보를 보여왔다. FT는 소식통을 인용해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로 촉발된 홍콩의 시위가 민주화 요구로 확대되자 싱가포르는 이것이 자국으로 확산되는 것에 대비한 대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한 익명의 싱가포르 정부 관리는 “싱가포르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질 수 있는 것에 대해 정부에서 겁에 질려있으며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내무부는 홍콩식 시위를 모방한 불법 집회에 대비해 경찰이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시내의 홍림공원은 유일하게 경찰의 승인없이 시위를 할 수 있는 장소로 위반할 경우 징역 6개월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 이 신문은 최근 이곳에서 열린 집회에서는 파산 신청을 한 수자원 개발업체 하이플럭스에 투자했던 노인들을 포함한 군중들이 비판적인 연설에 열띤 호응을 했으며 주어진 시간이 지나자 천막과 구호등을 흔적도 없이 서둘러 치운 사례를 전했다.

FT는 홍콩 시위에 대한 경계는 지난 9월 미국 예일대와 제휴한 싱가포르 국립대학교가 정치 시위 관련 과목을 취소한 것에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당시 이 과목은 PAP당에 비판적이었던 싱가포르의 작가 알피안 사트가 추진했던 것으로 홍콩 민주화 운동 지도자인 조슈아 웡에 관한 다큐멘타리 상영과 시민 불복종에 관한 토론 계획이 포함됐었다.
취소와 관련해 옹여쿵 싱가포르 교육장관은 학문적 자유를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해서는 안된다며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홍콩 민주화 시위에 싱가포르 집권당도 긴장한다
Demonstrators gather near a burning barricade in the street during a protest in Hong Kong, Saturday, Nov. 2, 2019. Anti-government protesters attacked the Hong Kong office of China's official Xinhua News Agency for the first time Saturday after chaos broke out downtown, with police and demonstrators trading gasoline bombs and tear gas as the protest movement approached the five-month mark. (AP Photo/Vincent Yu) /뉴시스/AP

그러나 과목 취소와 관련해 싱가포르 정부가 홍콩 시위를 빌미로 1960년대 인종 폭동의 악몽을 떠올리게 함으로써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싱가포르 출신으로 홍콩 침례대 커뮤니케이션과 부학장인 체리언 조지는 PAP가 홍콩 시위를 우려하는 것은 갖고 있는 불안감을 보여주며 또 다음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보수적으로 투표하도록 유인하기 위한 겁주기라고 분석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