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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란, 대사관 점거 사건 40년 지났지만 여전히 ‘살얼음판’


美-이란, 대사관 점거 사건 40년 지났지만 여전히 ‘살얼음판’
이란 테헤란에서 4일(현지시간) 미국 대사관 점거 사건 40주년을 맞아 열린 반미 시위에서 시위대가 성조기를 불태우고 있다.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이란이 지난 1979년 테헤란 미국 대사관 점거 사건 40주년이 되는 4일(현지시간) 서로에게 추가 제재와 핵합의 추가 위반을 주고받으며 신경전을 벌였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이날 재무부 홈페이지에 공개한 성명을 통해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아들과 비서실장, 사법부 수장 등에 대한 추가제재를 발표했다.

제재대상은 하메네이의 둘째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 비서실장 아야톨라 무함마디 골파예가니, 사법부 수장 호자톨레슬람 에브라힘 라이시, 하메네이의 선임보좌관인 알리 악바르 벨라야티, 바히드 하그하니안 등 9명이다. 이밖에 이란의 정치군대인 혁명수비대와 연관된 군 기관 1곳도 제재를 받게 됐다. 미 정부는 혁명수비대를 테러기관으로 규정해 이미 제재하고 있다.

므누신 장관은 성명에서 이번 제재 대상들이 "1983년 베이루트 미 해병대 막사 폭파사건, 1994년 아르헨티나의 유대인 센터 공격 사건, 민간인들에 대한 고문 및 살해, 탄압 등 광범위한 해악적 행동들과 연계돼있다"고 주장했다.

같은날 이란 원자력청의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청장은 우라늄 농축을 위한 신형 원심분리기를 추가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우리는 30기의 IR-6 추가 가동을 확인했다. 이란은 이제 60기의 IR-6를 가동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5년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의하면 이란은 구형 원심분리기인 IR-1만 가동할 수 있다. IR-6는 구형 모델보다 우라늄 농축 속도가 10배 가까이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미국이 지난해 일방적으로 핵합의에서 탈퇴한 뒤 이란 제재를 복원하자 지난 7월부터 공공연히 핵합의 조항을 위반하며 핵무기 생산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편 이날 이란에서는 대사관 점거 사건 40주년을 기념해 축하 행사 및 반미 집회가 열렸다. 1979년 11월 4일 수도 테헤란에서는 반미 시위대가 이란 주재 미 대사관을 공격해 대사관 직원 52명을 인질로 삼고 444일간 인질극을 벌였다. 미국은 1980년 이란과 단교하고 경제제재를 시작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