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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앞 홍콩시위 지지 집회열려..중국 유학생 맞불집회도

홍대 앞 홍콩시위 지지 집회열려..중국 유학생 맞불집회도
9일 오후 4시 서울 마포구 홍익대입구역 7번 출구 인근 윗잔다리공원에서 홍콩의 민주화 요구 시위를 지지하는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재한 홍콩인을 비롯한 시민단체 회원들 약 70여명이 참여했다. /사진=김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Fight for Freedom!(자유를 위해 싸우자)"
"홍콩 시민에 관심을 가져 주세요!"
9일 오후 4시 서울 마포구 홍익대입구역 7번 출구 인근 윗잔다리공원에서 홍콩의 민주화 요구 시위를 지지하는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붉은 바탕에 흰 꽃무늬가 그려진 깃발과 '자유홍콩'이라는 손팻말을 들고 홍콩의 민주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지난 6월부터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개정안 강행 추진을 계기로 시작된 홍콩 시민들의 대규모 시위가 국내에서도 이를 지지하는 시민단체의 움직임이 구체화되는 모양새다.

이날 집회는 시민단체 국가폭력에 저항하는 아시아 공동행동, 국제민주연대, 나눔문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국제연대위원회, 참여연대 등 재한 홍콩인들로 구성된 '홍콩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시민모임' 주최로 진행됐다. 집회 규모는 약 70여명으로, 재한 홍콩인들을 비롯한 시민단체 회원들이 주를 이뤘다.

사회자가 광둥어로 구호를 선창하자 집회 참가자들을 비롯한 현장 주변에 서있던 관광객들도 함께 광둥어로 구호를 외쳤다. 검은색 리본을 달고 집회를 지켜보던 참가자들 가운데 일부는 눈시울을 붉히며 눈물을 닦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집회에는 홍콩 시민사회단체 모임인 '민간인권전선'의 얀 호 라이 부의장도 참석해 발언했다. 얀 호 라이 부의장은 "지난 1980년대 한국에서 시위에 참가한 학생이 최루탄에 맞아 사망했던 것을 떠올렸다"며 "한국도 지금의 홍콩처럼 과거 고통을 겪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홍콩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최근 시위 장면을 접한 분들은 우리가 격렬하고 폭력적이라고 느꼈을 수 있지만, 우리는 평화로운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며 "홍콩 경찰은 총탄, 고무탄, 실탄, 물대포 등으로 우리를 공격하고, 바퀴벌레라고 부르며 모욕하고 있다. 인민을 바퀴벌레라고 부르는 것은 인종학살"이라고 말했다.

얀 호 라이 부의장은 또 한국 정부에도 관심을 촉구하면서 "홍콩의 항쟁은 홍콩만의 싸움이 아니라 전 세계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모든 이들을 위한 싸움"이라며 "당장의 경제적 이익만을 생각하기보다는 모두의 자유와 민주를 위해 홍콩에 관심을 가져주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2월부터 한국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재한 홍콩인 남성은 이날 단상에 올라 "최근 몇 개월 동안 홍콩인들은 가슴 아프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홍콩에서 일어나는 폭력을 보고 있으면 무력감과 함께 많은 슬픔을 느낀다"면서 "이 시기는 너무 고통스럽기도 하지만 동시에 어느 때보다도 단결할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홍콩이 자유와 민주주의를 얻을 수 있는 그날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1부 집회를 마친 집회 참가자들은 노란 헬멧을 쓰고 구호를 외치며 홍대 상상마당으로 행진을 이어갔다. 노란 헬멧은 홍콩 시민들이 정부의 시위 진압에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착용하는 헬멧이다. 행진을 이어가는 도중 일부 중국인 관광객들이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욕을 하는 등 항의하기도 했지만 이날 배치된 대화경찰 등의 제지로 큰 충돌 없이 마무리 됐다.

한편 이날 중국인 유학생들은 오후 6시 홍대입구역 3번 출구 앞에서 맞불 집회를 열기도 했다. 중국인 유학생들로 구성된 이 단체는 "홍콩 경찰의 엄정한 법 집행을 강력히 지지한다"며 "최근 홍콩 폭도들이 전세계에 폭력을 선양하고 사회 치안을 혼란시키는 것에 대해 강력히 비난한다"고 말했다.

홍대 앞 홍콩시위 지지 집회열려..중국 유학생 맞불집회도
'홍콩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시민모임'은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홍콩 민주화 시위 지지와 동참을 촉구했다. 사진은 집회 참가자들이 홍대 거리를 행진하는 모습.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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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