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홍콩 사흘째 '시위 희생자' 추모 시위…"희망 없지만 포기하지 않겠다"

숨진 대학생 '순교자'라 부르며 추모 경찰, 최루탄 던지며 강경 대응 이어가

홍콩 사흘째 '시위 희생자' 추모 시위…"희망 없지만 포기하지 않겠다"
【홍콩=AP/뉴시스】 10일 밤 홍콩 민주화 시위대가 경찰의 최루탄을 우산으로 막고 있다. 이날 시위대는 지하철역의 매표기기를 파손하고 친(親)중국 성향의 식당 및 상점의 유리창을 깨는 등 강한 저항에 나섰다. 2019.11.11.

【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홍콩 전역에서 시위 중 사망한 대학생을 추모하기 위한 시위가 사흘째 계속됐다.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AP 통신 등은 숨진 홍콩과기대 2학년생 차우츠록(周梓樂)의 추모집회와 이어진 시위에 10만명(주최 측 추산)이 참가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날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시위대에 저지를 만행을 꼬집으며 욕설을 퍼부었다.

전날 시위대는 홍콩 도심 애드머럴티 지역의 타마르 공원에 모여 숨진 차우를 추모했다.

차우는 지난 4일 새벽 1시께 경찰의 최루탄을 피하려 올라간 정관오 지역의 한 주차장 건물 3층에서 2층으로 추락했다.

차우는 응급처치를 받은 뒤 인근 퀸엘리자베스 병원으로 이송돼 두 차례의 뇌수술을 받았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8일 오전 숨졌다.

이에 시위대는 8일부터 몽콕, 사틴, 툰먼, 정관오, 코즈웨이베이, 췬완, 타이포, 카오룽퉁 등에서 차우를 추모하는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홍콩 곳곳에서는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며 피해가 보도되고 있다.

서북부 췬완에서는 진압용 곤봉과 헬멧을 쓴 경찰들이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발사하며 진압에 나섰다. 4차선 도로를 봉쇄하며 시위대 진압에 나선 경찰들은 작은 동요에도 최루탄을 던졌다.

이 지역 시위 현장을 취재하던 나우TV 기자는 경찰이 쏜 최루탄에 다쳤다며 팔에 멍이 든 모습을 가감 없이 보도하기도 했다.

북동부 사틴 도심에서는 시위대가 지하철역의 매표기기를 파손하고 친(親)중국 성향의 식당 및 상점의 유리창을 깨는 등 강한 저항에 나섰다. 경찰은 지하철역을 폐쇄했다. AP통신은 사틴 주택 단지에서 3명의 남성이 체포되는 것을 목격했다며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고 보도했다.

북서쪽의 툰먼에서는 시위대의 상징인 검정 티셔츠를 입은 남성 30여명이 쇼핑몰에 들이닥쳤다. 카오룽퉁의 페스티벌워크 쇼핑몰에서도 시위대와 경찰의 힘겨루기가 벌어졌다. 보도에 따르면 시위대와 쇼핑을 즐기던 시민 일부가 경찰을 향해 주먹질을 하거나 '바퀴벌레'라고 부르자 경찰은 쇼핑몰에 후추 스프레이를 뿌리며 대응했다.

시위대는 숨진 차우를 '순교자'라 부르며 경찰에 복수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시위에 나선 한 55세의 시민은 "그래, 우리는 어쩌면 희망이 없는 상태다"라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포기하지 않겠다. 물론 우리는 지금의 사태가 평화롭고 정의롭게 끝나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아마 갈 길이 멀겠지만 우리는 참고 견뎌낼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sound@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