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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댐·터널 붕괴 위험지점 ㎝단위로 찾아낸다

다리·댐·터널 붕괴 위험지점 ㎝단위로 찾아낸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안전측정센터 권일범 책임연구원이 교량 구조물 하중 측정실험을 하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다리나 댐, 터널 등 구조물 붕괴로 이어지는 불안정한 지점을 ㎝단위로 정확히 찾아낼 수 있는 스마트 광섬유 센서를 개발했다. 스마트 광섬유 센서는 교량, 댐, 터널, 전기 및 가스 등의 사회 인프라부터 화학 및 원자력 플랜트, 철도, 항공기, 우주 발사체까지 다양한 구조물의 안전성 모니터링을 위한 측정기술로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안전측정센터 권일범 책임연구원팀은 구조물에서 변형이 집중되는 위치를 찾아 측정하는 '스마트 광섬유 센서'를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레이저 피직스' 등에 게재됐으며, 국내·외 특허출원까지 마쳤다.

권일범 책임연구원팀은 광섬유의 고유한 주파수를 이용해 임의의 지점에서 찾아내는 작동 센서를 개발했다. 최소한의 감지 광섬유만으로 측정 대상 구조물의 1㎞까지 펼쳐 부착하면 5㎝ 간격으로 상태를 파악해 정확한 하중 지점을 찾는 것이 가능하다.

권일범 책임연구원은 "사람이 통증 부위를 스스로 감지해 느끼는 것처럼, 구조물도 이 기술을 적용하면 하중 지점을 자동으로 탐지하는 '스마트 구조물'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교량 모형의 강철 구조물과 지반 붕괴를 방지하는 그라운드 앵커에 적용해 테스트를 완료했다. 센서를 교량에 설치하면 지속적으로 변형이 증가하는 지점을 발견해 결함 발생 전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그라운드 앵커의 경우 구조물 해체 없이 단순 센서 설치만으로 점검이 가능해 앵커 파손으로 도로 옆 비탈면에서 산사태가 발생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권일범 책임연구원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콘크리트 신경망센서 연구팀과의 협력으로 개발된 이 기술은 인프라 시설물의 모니터링에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기술은 구조물의 전체 스캔은 물론, 원하는 특정 지점만을 선택해 측정할 수 있어 보다 체계적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 불안정한 노후 구조물들을 지속적으로 점검·관리할 수 있는 안전체계가 갖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