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박
50억 달러 요구만 20번… 당황"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 뉴시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최근 국회 정보위원장인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을 관저로 불러 방위비 인상 압박을 일방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당사자인 이 의원은 19일 "당황했다"고 토로했다.
아무리 동맹국의 대사라 하더라도 독립적 입법기관인 우리 국회의 정보위원장을 맡고 있는 야권의 중진 의원을 관저로 불러 민감한 의제인 방위비 증액을 압박한 것은 외교적 결례를 넘어 예산을 다루는 국회를 무시한 처사라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자신이 무례하다고 여길 만큼 해리스 대사가 미국 측이 주장하는 방위비 분담금 50억 달러(한화 약 5조 8410억원)로의 인상 필요성을 30분간 쏟아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방위비 이야기를 할 줄 모르고 갔다. 그래서 좀 당황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의원은 "서론은 없었다"며 "가자마자 방위비 이야기부터 꺼냈나"라는 질문에 "예"라고 답했다.
특히 해리스 대사는 미국 측의 방위비 분담금인 50억 달러의 영문 표현인 '파이브 빌리언(five billion)'이란 구체적인 액수를 수차례 거론했다.
이 의원은 "정확하게 세어 보지는 않았지만 제 느낌에 20번 되지 않았나"라며 해리스 대사가 방위비 분담금 50억 달러로의 인상을 압박한 사실을 전했다.
"굉장히 무례하다고 느끼셨나"라는 질문에 이 의원은 "그 부분에 대해선 말을 삼가겠다"면서도 긍정도 부정도 아니라는 의미의 "NCND로 하겠다"고 말해 불편한 심기를 에둘러 표현했다.
이 의원은 해리스 대사의 주장에 반박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저도 이야기를 많이 했다. 이건 너무 무리하다고"라며 "실제로 부당하고 무리하다. 주한미군이 주둔하면서 드는 비용이라는 게 100% 우리가 내야 될 돈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도 혜택을 보지만 미국도 혜택을 본다"며 미국의 주한미군에 따른 혜택을 덧붙였다.
이 의원은 "북한이 미국 본토 LA 정도에 만약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쏘면 (탐지하는데) 38분 걸린다"며 "그런데 여기 주한미군이 있어 우리나라에서 탐지하면 7초다.
너무 차이가 큰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또 "우리가 직접적, 간접적으로 내는 돈이 굉장히 많다"며 "2015년 데이터를 보면 5조4000억원을 냈다. 토지 주고, 건물 주고 이것도 온갖 세금 하나도 (주한미군은) 안 낸다"고 강조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