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이후 신분증·수능성적표 위조 범죄 증가세...수험생 범죄 노출 위험
-"'명품' 재수학원 등록하려, 술 마시려" 위조 이유도 가지각색
-단속·홍보에도 범죄 꾸준해..."명백한 공문서 위조 혐의"
신분증·수능성적표 위조업자와 나눈 대화내용. 해당 업자의 카카오톡은 중국 계정이었다. /사진=SNS 캡쳐
[파이낸셜뉴스]
"15분이면 가능해요. 오늘 바로 받을 수도 있어요"
위조된 신분증과 수능 성적표 구매자로 가장하고 구매방법을 문의하자 1분만에 판매자에게 답장이 왔다. 이 판매자는 "물건은 지금 당장 만들수 있다"며 "만든 물건 사진을 미리 보고 돈을 입금해도 된다"고 호언장담했다. 신분증 위조검사기인 '싸이패스'도 통과 가능하다고 홍보했다. 다른 판매자 역시 "샘플사진은 보여줄 수 없지만 정교함은 걱정말라"고 안심시켰다. 판매자들의 카카오톡 아이디를 등록하자 뜬 국가는 주로 중국과 홍콩 등이었다.
■"원본이랑 똑같이 만들어드려요"
24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수능 위조'라는 검색어를 입력하자 수십개의 SNS 아이디가 검색됐다. 이들 대부분은 신분증뿐 아니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난 수험생을 대상으로 수능성적표, 각종 상장 및 증명서 위조도 홍보하고 있었다. 매년 수능 이후 고3 수험생들의 일탈이 늘어나는 시기에 쉽게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위조된 신분증의 경우 주류 구입이나 유흥업소 출입 등 학생들의 일탈에 주로 쓰인다. 수능성적표는 실제로 대학 입학 진학 등에 사용되지는 않지만 소위 말하는 '명문' 재수학원 등록이나 대학생들의 과외 시장에서도 주로 사용된다.
수능성적표 위조가 가능하다고 홍보한 한 업자는 "원하는 성적을 보내주면 그대로 만들어 주겠다"며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도장도 당연히 찍혀 있다"고 말했다.
위조업자와 나눈 대화 내용 /사진=SNS 캡쳐
위조된 신분증·수능성적표 등은 15만~25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었다. 특히 위조된 수능성적표는 오는 12월 4일 수능 성적 통지일을 앞두고 문의가 늘고 있다고 업자는 전했다.
현행법상 공문서를 위조·변조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위변조한 사람뿐 아니라 그 문서를 행사할 경우도 공문서부정행사로 2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최근 정경심 동양대 교수와 관련해 논란이 된 증명서 위조 혐의도 이에 해당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성년자의 공문서위조 검거 건수는 매년 일정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만 14세에서 19세 미만 범죄소년의 공문서위조 관련 검거건수는 2015년 1646건에서 1889건, 1578건, 1290건으로 2017년 이후 조금씩 줄었지만 같은 기간 주민등록법 위반 검거 현황은 887건, 926건, 841건, 952건으로 다시 늘었다. 주민등록법 위반은 타인의 주민등록증을 행사했을 때 적용되는 혐의다.
범죄소년 공문서위조·주민등록법 위반 관련 검거현황 |
(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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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
2016년 |
2017년 |
2018년 |
공문서위조 |
1646 |
1889 |
1578 |
1290 |
주민등록법 위반 |
887 |
926 |
841 |
9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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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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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분명한 경감심 줘야"
경찰은 이와 관련, 매년 꾸준히 범죄 예방 홍보를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스미싱과 수험표 거래 등 사이버 범죄와 관련해 주의를 당부했다. 올해에는 지난 11일부터 20일까지 수능시험 전후 우려되는 청소년 비행에 대해 유해환경 계도·단속 및 비행청소년 선도·보호 활동을 강화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능 전후 범죄 예방 활동은 청소년이 비행할 수 있는 여러 상황들을 염두에 두고 홍보하기 때문에 계도하고 점검하는 것이 올해의 활동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매년 반복되는 범죄와 예방 활동, 검거에도 위조사범들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그 만큼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곽대경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청소년들이 편법·불법 행위에 노출된 상황에 대해 사회는 분명한 경감심을 심어줘야 한다"며 "장난으로, 별 것 아닌 것으로 치부하지 말고 상당한 범죄가 될 수 있다는 인식에 대해 학교나 사회의 교육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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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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