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위원장 참석 요청에 여야 충돌
구성 놓고 입장차 커 예산심사 중단
金위원장 "심사 투명성" 주장 불구
지역구 ‘쪽지 예산’ 밀어넣기 의혹
513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을 처리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예산심사 소(小)소위에 예결위원장이 이례적으로 참석하겠다고 밝힌 것을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김재원 예결위원장이 자신의 지역구(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사업 예산에 대한 증액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중 김 위원장 지역구 관련 사업에만 450억원이 넘는 증액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나 향후 예산심사 소소위에서 '쪽지예산'을 강하게 밀어부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상임위에서 4억원 정도 증액을 요청한 김 위원장 지역구 관련 사업에 김 위원장은 170억원 이상의 증액 요청을 하는 등 자신의 지역구 사업 예산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SOC 예산만 450억 증액 요청
25일 파이낸셜뉴스가 2020년도 예산안 예산소위 심사자료 중 국토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김재원 위원장이 요청한 자신의 지역구 사업 관련 SOC 사업 증액 규모는 459억원 이었다. 그외 산업통상자원부에도 수십억원대 규모의 증액을 요청하는 등 전방위로 지역구인 민원 예산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위원장은 1200억원 규모 정부예산으로 편성된 위험도로 개선 사업 중 '국도59호선 경북 상주 낙동~의성 다인 선형개량 공사' 사업비 반영을 요청하면서 176억원 증액을 요구했다.
해당 사업에 대해 국토교통위에선 4억원 증액을 요청했으나, 김 위원장은 자유한국당 소속 예결위원들과 함께 증액 규모를 늘렸다.
구미-군위IC 국도건설 사업에도 국토위에선 86억원 증액을 요청했으나 김 위원장은 지역균형 발전을 근거로 104억원으로 증액안을 확대시켰다.
군위-의성 국도건설 사업도 정부는 42억원의 예산을 편성했으나 김 위원장은 58억원의 증액을 요청했다.
청송 삼자현터널 국도건설 사업도 82억원의 정부 예산에 38억원의 추가 증액을 요구했고, 군위 고로-우보국도건설 사업도 25억원의 정부예산이 배정됐음에도 15억원의 증액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눈에 잘 띄는 SOC 사업 외에도 김 위원장은 지역구 내 드론 전용시험 비행장 구축과 파출소 신축 등 예산 증액도 요청했다. 정부는 드론전용 비행시험장 구축에 144억원을 배정했으나 김 위원장은 경북 의성에 드론 전용비행시험장 구축을 위한 20억원 증액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상주·군위·의성·청송군 4개 마을에 대한 LPG 소형저장탱크 보급사업 추진을 위한 6억원 증액도 요청했다. 이외에도 경북 청송경찰서 안덕파출소와 상주경찰서 공검파출소 등의 신축에 각각 3000만원의 증액을 요구하기도 했다.
■쪽지예산 밀어넣기 의혹
소소위 구성을 놓고 여야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예산심사는 중단되고 있다. 예산소위 도중 여야가 합의하지 못한 예산에 대해 여야 예결위 간사 등 최소 인원이 모여 비공개로 막판 타협을 하는 소소위에 대해 김 위원장은 위원장이 포함되지 않은 어떤 형태의 소소위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위원장이 소집하는 간사회의에서 예산안을 논의해야 심사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다는 것이 김 위원장의 주장이다.
그러나 소소위에 김 위원장이 포함될 경우, 역으로 위원장 지역구 쪽지예산이 더 쉽게 처리될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일단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 소속인 김 위원장이 소소위에 참여하게 될 경우 민주당 몫의 예결위원 1명도 추가해 정당별 비율을 맞춰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어 소소위 구성에 예결위원장이 포함되는 것 부터 관례를 깨는 처사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전해철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소소위를 아예 공개로 하자는 것에 대해 충분히 고려해볼만하다고 생각한다"며 맞불을 놨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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