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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교차로에 놀란 아세안 공무원들 "고국에 도입할래요" [한·아세안 정상회의]

각국서 온 200여명 이틀동안
부산교통정보서비스센터 등
4차산업 핵심기술 접목 현장 찾아

스마트교차로에 놀란 아세안 공무원들 "고국에 도입할래요" [한·아세안 정상회의]
26일 부산 연산동 부산교통정보서비스센터를 방문한 아세안 각국 참가자자들이 종합상황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정용부 기자
"이 시스템을 베트남에서도 할 수 있나요. 만성적 교통체증에 시달리는 하노이에서도 꼭 필요한 시스템 같아요."

베트남에서 왔다는 응우옌씨(43·가명)가 26일 부산시 교통정보서비스센터를 방문해 '딥러닝 기반 스마트교차로'에 대한 설명을 듣고 한 말이다. 이날 응우옌씨는 하노이 또한 교통체증이 큰 고민거리라며 자국에 접목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여러 질문을 쏟아냈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둘째 날을 맞아 부산시는 아세안 각국에서 온 공무원 및 경제인, 연구원을 대상으로 '부산 역점 산업현장 시찰' 프로그램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 25일부터 이틀에 걸쳐 200여명이 참여했다.

시는 첨단 정보통신을 접목해 스마트 기술을 잘 활용한 사례로 부산교통정보서비스센터와 부산환경공단을 내세웠다.

이날 참가자들은 연산동 교통정보센터에서 도로, 대중교통 등에 대한 교통운영 현황을 둘러봤다. 부산은 지난해 딥러닝 기반의 교통관리 시스템인 스마트교차로를 전국 최초로 구축했다. 스마트교차로는 시내 주요 혼잡 교차로를 대상으로 교차로에 접근하는 차량에 대한 회전통행량, 차종, 대기행렬 길이 등을 자동으로 집계하고 실시간으로 분석해 도로의 신호 운영업무 기능을 대폭 향상시킨 선진사례로 꼽힌다. 지난해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고위급 관계자가 방문할 당시 도시 교통문제 해결을 위한 시스템으로 큰 주목을 받으면서 이번에도 시찰 현장에 포함됐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향후 커넥티드카, 자율주행차량 등 관련 산업을 대비해 안전한 교통환경 구현에 핵심 기술이 될 전망이다.

정연탁 센터 교통정보담당은 "해안선이 길고 산지가 많은 부산의 지형특성상 도로확장 정책은 한계에 다다랐다"면서 "스마트교통 시스템 발전은 우선 시민 교통안전을 지키는 게 첫번째 목표이며 향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당길 수 있는 기술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두 번째 시찰지인 부산환경공단 수영사업소를 방문한 참가자들은 도시 하수처리 시스템과 더불어 자원재활용 방안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현재 환경공단 수영사업소에서는 표준활성슬러지 공법을 통해 하루 34만t의 생활하수를 처리하고 있다. 이날 참가자들은 각 지역에서 들어온 탁한 하수가 어떻게 맑은 물로 처리가 되는지 전 과정을 살펴봤다. 특히 참가자들이 MBR공법이 적용된 신설 하수처리장에 다다르자 탄성이 터져나왔다.

시는 최근 사업비 총 1161억원을 투자해 0.04㎛의 분리막을 이용한 MBR공법이 적용된 신설 하수처리장을 완공했다. 참가자들은 겉으로 보기엔 공원과 다름이 없는 곳인데, 그 아래 지하에서 이런 과정으로 하수가 처리되고 있다는 점에 놀라움을 보였다.
특히 한 참가자는 하수슬러지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활용한 바이오에너지 생산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그는 하루에 발생하는 메탄가스 양과 이로 인해 생산된 에너지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등을 꼼꼼하게 질문하면서 향후 자국에서 적용할 방안을 모색했다. 부산환경공단 관계자는 "선진적인 부산의 하수처리 시스템을 아세안 국가들에 보여줌으로써 향후 기술교류와 관련 산업 수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