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남관표 대사 "이제는 대화의 시간"..아베 총리, 문희상案에 이해 표명

남관표 대사 "지소미아는 잠정 연기"
日, 조속한 수출규제 철회 강조
오코노기 게이오대 명예교수 
"日 수출규제 철회에 앞서 韓징용 문제 먼저 움직여야"
마이니치신문 고가 편집위원 
"아베 총리, 문희상案에 이해 표명, 韓대사관에 정보공유 지시" 

남관표 대사 "이제는 대화의 시간"..아베 총리, 문희상案에 이해 표명
남관표 주일본대사. 뉴스1
【도쿄=조은효 특파원】 남관표 주일대사는 27일 한·일 관계와 관련 "이제는 대화의 시간이다"며 "이제부터 한·일 양국 정부는 본격적인 현안 해결을 위해 더욱 진지한 대화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남 대사는 이날 도쿄 그랜드 프린스호텔 신다카나와에서 열린 내외정세조사회 강연 및 오코노기 마사오 게이오대 명예교수와의 대담에서 "양국이 대화를 통해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었던 것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의 잠정 연기 조치가 가능했던 전제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남 대사는 이어 "12월 말 중국에서 개최가 추진 중인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이 열려 양국이 (관계 개선의) 확고한 토대를 마련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남 대사의 이런 발언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OSIMIA·지소미아)연기 결정을 둘러싼 사과 논란 등 일련의 양국간 진실공방이 소모적으로 흐르면서 대화의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남관표 대사 "이제는 대화의 시간"..아베 총리, 문희상案에 이해 표명
남관표 주일대사가 27일 오후 도쿄 그랜드 프린스 호텔에서 열린 내외정세조사회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조은효 특파원

남 대사는 현재 한국 내에서 강제징용 배상 문제와 관련해 "여러 노력이 진행 되고 있다"며 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양국 외교당국간 활발한 해법 모색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 국내에선 문희상 국회의장이 제안한 한·일 양국 기업과 국민의 자발적 성금을 기반으로 한 기금조성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 니시무라 아키히로 일본 관방부(副)장관은 이날 총리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문 의장의 구상을 일본 측이 받아들일 여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타국 입법부에서의 논의이므로 (일본) 정부로서 논평하는 것은 삼가고 싶다"는 반응을 내놨다. 일본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문희상 안(案)에 대해서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고 있으나, 지난 6월 한국 정부가 한·일 양국 기업 출연금을 토대로 한 이른바 1+1 안을 공식 제시했을 때와는 반응이 사뭇 다르다. 당시엔 즉각 거부 반응이 나왔었다.

마이니치신문 고가 고 전문편집위원은 이날 자 기명 칼럼에서 아베 총리가 "(압류자산 현금화를 위한)강제집행 전에 법 정비가 가능하다면 좋다"며 문희상 의장의 방안에 대한 이해의 뜻을 표명하고서 한국대사관과 정보를 공유하도록 비서관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양국 정부가 징용 문제 해법을 도출하기 위해 물밑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오코노기 명예교수는 남 대사와의 대담에서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유지 결정과 관련 "스모에 빗대자면, 한국이 먼저 앞서 나갔기 때문에 그냥 원상태로 되돌린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출규제 문제와 징용공 문제가 연계돼 있음을 언급하며, 이 중에서도 "징용공 문제가 먼저 움직여야 하지 않을까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철회에 앞서 한국이 징용 배상 문제 해결에 먼저 나서야 한다는 점을 언급한 것이다. 이에 대해 남 대사는 징용 문제·수출규제·지소미아, 3가지 문제가 모두 다 함께 풀려야 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지소미아 관련 합의도 최종적인 해결이 아닌, '잠정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징용 문제에 일본의 수출규제를 또 다시 연계시킬 것이 아니라, 지소미아 조건부 연장에 상응해 일본이 조속히 수출규제를 철회해야 한다는 점을 역설한 것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