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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 '낙동강 하구'를 국가정원으로下] 자연과 사람이 상생하는 땅, 낙동강 하구를 국가정원으로

[창간기획- '낙동강 하구'를 국가정원으로下] 자연과 사람이 상생하는 땅, 낙동강 하구를 국가정원으로
▲ 낙동강 하구둣의 모습. 사진=부산시 제공

['낙동강 하구'를 국가정원으로下 - 편집자 주]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의 성공 계기로 공공정원과 정원산업이 부각되고 있다. 후대를 위해 지켜내야 할 환경보전적 차원에서 대외적으로 세계적 생태자원을 홍보하고 관련 산업을 육성하고자 하는 지자체의 수요가 맞아떨어지면서 파급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순천시는 ‘정원산업의 메카’로 우뚝 서면서 고루한 지역 이미지를 탈바꿈 시켰고, 울산은 태화강을 우리나라 두 번째 국가정원으로 이름을 올리면서 관광문화도시로서의 모멘텀(성장동력)을 마련했다.

그 사이 부산은 해안을 중심으로 한 해운대-광안리-부산항 북항 벨트에 치중하면서, 낙동강 하구-금정산 내륙벨트에는 이렇다 할 변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에 타 지자체의 사례를 바탕으로 부산의 공원녹지 정책에 대한 현시점을 짚어보고 나아가 새로운 대안을 찾아본다.


【파이낸셜뉴스 부산】 환경오염과 국민소득과의 관계는 흔히 ‘역U자’ 형태를 가지고 있다고 알려졌다. 학계에서는 이를 ‘환경 쿠즈네츠곡선’이라고 하는데, 산업화가 진행될수록 초기에는 환경오염이 증가하나 어느 순간 정점을 찍고 시간이 갈수록 감소한다는 패턴을 말한다.

따라서 자연환경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이에 따른 삶·환경의 질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게 되고, 경제규모에 상응하는 환경투자가 이뤄지게 된다.

부산시 또한 ‘2030년 도시기본계획’을 통해 생활 속의 공원녹지 확보를 비전으로 주민 1인당 공원면적 6㎡ 이상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녹지 확보를 노력하고 있고 있다. 이중 낙동강 하구 지역은 2002년부터 을숙도, 삼락, 염막, 화명, 대저지구 등 5개 구역에 무분별하게 방치됐던 비닐하우스 등 농경지를 정비해 자연환경을 보전하고 시민에게 휴식, 여가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현재 조성된 생태공원들이 체육시설을 비롯한 여느 강변 둔치에 지나지 않으면서 낙동강 유역의 문화와 역사성을 제대로 담아냈는지에 대한 의문이 큰 게 현실이다.

■ ‘천년 곳간’만든 순천시, 울산시
2013년 전남 순천시의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의 대성공과 2015년 순천만 국가정원 지정은 전국 각 지자체의 공원녹지정책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의 경우 한해 200만 명이 넘는 관광수요를 창출하고 있고, 전남대학교 조사연구에 따르면 지역경제 파급 효과는 매년 4000억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관광산업 활성화와 더불어 정원산업에선 관련 일자리 250여 개가 창출하고 있으며, 도시 브랜드 상승 등의 부가가치는 덤으로 따라오니 다른 지자체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했다.

이를 뒤쫓아 후발로 나선 울산시는 올해 7월 태화강정원을 ‘제 2호 국가정원’ 타이틀을 따내면서 산업도시와 더불어 생태문화도시로의 도시 브랜드 ‘투트랙’을 완성시킬 수 있었다.

주목해야 할 점은 이 두 지자체 모두 심각한 환경오염에 시달리는 각각 순천만과 태화강을 수십 년에 걸쳐 복원해내고, 행정당국의 결단과 추진을 바탕으로 최종 산림청 국가정원에 등재한 ‘드라마틱한 성공 스토리‘가 있었다.

특히 이 지역 시민들은 환경정화를 통해 후대에 물러주어야 한다는 환경보전운동을 자발적으로 나선 시민성이 돋보였으며, 이를 행정당국이 정원산업과 결부시켜 대규모 정원부지를 확보한 뒤 국가정원으로 등재한 과정이 일맥상통했다.

이에 따라 국가정원에 따른 경제적 달콤한 열매만 볼 게 아니라 그 과정에서 겪었던 무수한 마찰과 갈등의 목적이 국가정원을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환경을 보전해 자연과 사람이 공생한다는 순수함이 밑바탕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무궁무진한 가능성... 둔치도 등 거론
현재 낙동강하구의 경우 2000년대 이후 개발사업으로 인한 공업단지, 주거지 조성과 항만 개발 등이 주로 서남쪽의 해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 제1의 철새도래지 등 생태복원적 사업으로 을숙도, 삼락, 화명, 맥도, 대저 5개 지역을 정비하고 자연친화적으로 복원해 시민에게 휴식과 여가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도시공원들이 낙동강하구의 농경문화역사, 자연생태환경, 나루터로 대표되는 강 유역 물류문화 등을 오롯이 잘 담아내기엔 부족함이 크다.

이에 먼저 낙동강의 수질개선과 함께,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고 지역경제에 새 동력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생태관광을 염두에 둔 정원화 사업이 대두되고 있다.

여운상 부산연구원 연구위원은 "순천만의 경우 갈대가 주요 상품화를 이루고 있지만 낙동강하구에는 이보다 더 다양한 문화적 요소를 가지고 있다. 하구 삼각지에서 비롯된 갈대와 습지, 철새도래지 등의 생태적인 요소와 더불어 농경문화, 가락국, 나루터 중심의 물자이동 등 이러한 주제들을 바탕으로 정원을 만들어 낸다면 상당한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라고 긍정적인 뜻을 내비쳤다.

이중 낙동강하구 유역에서 정원으로 추진할 만한 곳은 △대저·삼락생태공원 부지 일부 △평강천-맥도강 합류지점 일대, 국제산업물류단지조성사업에서 유보된 △둔치도를 꼽을 수 있다.

먼저 대저와 삼락생태공원 일부 부지는 이미 인근 지역들의 친수공간으로 활용성이 높아 주민 수용성 문제가 크며, 평강천과 맥도강이 만나는 지점은 현재 철새생태습지 대체서식지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지난 2018년 한국수자원공사와 부산도시공사는 평창강-맥도강 합류지점에 사업비 2851억 원을 투입해 100m² 면적을 자연 생태습지를 조성하고 맥도생태공원 간 다리 연결을 통해 국가정원을 조성하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지만 결국 추진되진 않았다.

둔치도의 경우, 2016년 시민단체 100만평문화공원조성범시민협의회에서 국가도시공원 지정 등을 포함한 대규모 정원 조성방안이 실제로 수행되기도 했다.
단체는 울산에서 일어난 100만 명 서명운동, 시민 땅 사기 운동 등과 마찬가지로 내셔녈트러스트 운동을 벌여 시민 공론화 토대를 마련하는 등 현재도 이러한 사회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승환 단체 공동운영위원장(동아대 조경학과 명예교수)는 “낙동강 하구는 면적도 넓고 다양한 문화와 역사가 한데 모여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면서 “잘 보전된 습지환경을 바탕으로 정원화를 통해 자연환경 보전, 지역균형발전, 자율적인 경제계획 만들기, 환경복지, 일자리 창출 등 생태·문화·환경복지의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낙동강하구에 걸쳐있는 다양한 관계 법망과 시민단체-행정당국의 이해관계가 서로 얽히고설키면서 하나의 목소리를 내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이다. 또한 공론화을 거치더라도 실제 정원조성사업을 추진하기에 대규모 예산이 필요한 만큼 백년대계를 위한 걸림돌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