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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만에 돌아오는 비건 美대표...최선희, 판문점 마중 나올까

북미 감정싸움 최고조 속 방한
북한 향한 메시지 내놓을 듯
北 화답 가능성 높지 않아

[파이낸셜뉴스] 북미협상 미국측 실무대표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5일 방한한다. 비핵화 협상시한인 연말이 다가오며 극도로 악화된 북미관계가 반전을 모색할 수 있는 몇 안되는 포인트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이 직접 나서지 않는한 상황반전은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3일 외교부에 따르면 비건 대표는 오는 15일 방한해 판문점에서 북측과 만남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4개월만의 방한이지만 상황은 지난 8월보다 더 엄중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필요하다면 무력을 사용할 것" "김정은은 로켓맨" 등의 발언을 하면서 협상이 아닌 감정싸움의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은 연말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소집하며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지만 미국은 더이상의 도발을 자제하고 협상에 나오라는 얘기를 반복하는 상황이다.

4개월만에 돌아오는 비건 美대표...최선희, 판문점 마중 나올까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마친 뒤 발언을 하고 있다. 2019.08.21. myjs@newsis.com
비건 대표는 최근 미 국무부 부장관에 지명되면서 기존 카운터 파트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 대신 최선희 제1부상이 나와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최선희, 김명길을 떠나서 비건 대표가 판문점을 찾더라도 북측 인사들을 만날 수 있을 지부터가 미지수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전일 미국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소집을 강하게 비난하며 "입만 벌리면 대화타령을 늘어놓고 있는데 설사 대화를 한다고 해도 미국이 우리에게 내놓을 것이 없다는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고 주장했다. 협상이 이뤄져도 북한이 요구하는 '적대시 정책 철회' 수준의 제안은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미국이 내놓을 카드도 마땅치 않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은 온통 탄핵과 재선에 쏠려 있다. 때문에 여론이 악화되는 부담을 감수하고 북측이 만족할 수준의 카드를 내밀 가능성은 낮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비건 대표가 어떤 형태로든 현재의 상황에 대해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북한이 원하는 셈법 변화의 힌트나 직접적인 메시지를 내놓을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북한이 나올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말했다.

4개월만에 돌아오는 비건 美대표...최선희, 판문점 마중 나올까
【파주=뉴시스】김진아 기자 = 6.25전쟁 정전협정 66주년을 맞은 27일 경기 파주 비무장지대 내 판문점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2019.07.27. bluesoda@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북한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나 폼페이오 장관이 직접 안전보장이나 발전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언급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홍 실장은 "비건 대표의 방한이 판문점으로 이어지려면 사전 물밑접촉과 상당부문 채널이 가동돼야 하는데 그런 접촉이 보이지 않는다"며 "판문점 회동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