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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NBA 이어 英 프리미어리그 중계도 취소

중국 NBA 이어 英 프리미어리그 중계도 취소
아스널 소속의 메수트 외질.© AFP=News1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중국이 미국프로농구(NBA) 관계자가 홍콩 시위를 지지한다고 발언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NBA 경기 중계를 중지한데 이어 터키계인 축구선수가 위구르족 탄압을 비판하자 영국 프리미어리그 중계를 중단하는 등 잇따라 강수를 내놓고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터키계인 영국 프리미어리그 선수가 중국의 위구르족 탄압에 대한 비판을 하자 중국이 이 선수가 출전하는 경기 중계를 갑자기 취소했다고 16일 보도했다.

위구르족 지지를 표명한 선수는 독일의 국가대표인 메수트 외질이다. 외질의 현 국적은 독일이지만 터키계 이민자 가정에서 자랐다. 터키는 국민 99%가 이슬람을 믿고 있다.

현재 그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는 최근 자신의 SNS에 위구르족 문제에 침묵하는 무슬림과 중국에 대한 비판의 글을 게시했다. 그는 위구르족을 “박해에 저항하는 전사들”이라고 표현하며 열렬한 지지를 보냈다.

그는 “수년 후 기억할 것은 폭군들의 고문이 아니라 무슬림 형제들의 침묵 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중국 국영방송 CCTV는 외질 선수가 소속된 아스널과 맨체스터시티의 프리미어리그 경기 중계를 갑자기 취소했다. 대신 토트넘과 울버햄튼의 경기를 중계했다.

중국 축구팬들 역시 외질의 SNS 계정으로 몰려가 항의하고 있다.

최근 외신들은 중국 정부가 신장지역의 무슬림을 감시하는 데 안면인식 기술 등 첨단 기술을 동원해 위구르족의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일제히 비판하고 있다.

앞서 중국은 미국 NBA의 한 관계자가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발언을 하자 NBA 중계를 중지하기도 했다. NBA 명문 구단 단장이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혼쭐이 난 것.

NBA의 유명 구단인 휴스턴 로키츠의 대릴 모레이 단장은 지난 10월 4일 자신의 트위터에 "자유를 위한 싸움, 홍콩을 지지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자 중국 농구협회는 성명을 내고 모레이 단장의 발언을 비난하며 로키츠와 관계를 끊겠다고 선언했다. 이뿐 아니라 로키츠의 스폰서인 운동복 업체 리닝과 상하이푸둥개발은행도 로키츠와 관계를 끊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게다가 NBA 경기를 중계하는 중국 국영방송인 CCTV와 텐센트 홀딩스는 로키츠의 경기를 중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모레이 단장은 상황이 악화되자 6일 트위터에 해명 글을 올렸다. 그는 "중국 내 로키츠 팬들과 친구들을 공격할 의도는 없었다"며 "단지 하나의 복잡한 사건에 대해 의견을 밝힌 것 뿐이다. 그 트윗 이후 다른 의견을 듣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NBA도 자체 성명을 내고 모레이 단장의 발언이 중국 팬들을 불쾌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NBA가 이토록 저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중국은 NBA의 가장 큰 시장이기 때문이다. 특히 로키츠는 2000년대 중국 최고의 농구 스타 야오밍이 선수로 활약한 팀으로 중국에서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