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국회 경제재정연구포럼 공동 여론조사
집권 3년간 경제·일자리 정책에
국민 절반 이상 ‘C학점’아래 평가
정부 고용지표 개선 강조에도 불구
20·30·40대 모두 F학점 가장 높아
내년 최우선 과제도 ‘경제·일자리’
전연령에 걸쳐 55.4% 응답해
‘검찰개혁’·‘남북관계 개선’ 앞서
집권 4년차를 앞둔 문재인정부의 일자리 등 경제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점수는 박했다.
국민 10명 중 3명 이상은 F학점을, 2명 정도는 C~D학점을 줬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C학점 밑으로 평가한 셈이다.
이러한 부정적 평가 속에 국민들 10명 중 6명 이상은 내년도 경제와 일자리 사정이 올해보다 나빠지거나 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우려했다.
이에 따라 국민들은 내년도 문재인정부의 최우선 국정과제로 경제회복과 일자리창출을 꼽았다. 응답자의 50%가 경제회복을 첫번째 국정과제로 꼽은 반면, 문재인정부가 주력하는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선 6.8%만이 선택해 대비를 이뤘다.
■국민의 3분의 1, 文경제 'F학점'
17일 파이낸셜뉴스와 여야 국회의원 연구단체 경제재정연구포럼(공동대표 김광림 자유한국당·장병완 대안신당 의원)이 공동으로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피엔씨글로벌네트웍스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정부 3년간의 경제와 일자리 정책에 어떤 학점을 주시겠나'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36.6%가 'F학점'을 줬다.
'C학점'으로 평가한 응답률은 11.4%, 'D학점' 평가는 7.6%였다.
결과적으로 C학점 이하의 평가 응답비율이 55.6%로 절반 이상이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에 비교적 낮은 점수를 줬다.
반면 'A학점' 평가는 21.6%, 'B학점' 응답도 22.8%로 나타나 44% 이상은 상대적으로 후한 평가를 내렸으나, 부정적인 평가가 객관적 수치로 높게 나타났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청년 고용률과 실업률 등 고용지표가 뚜렷이 개선됐음을 강조하면서도 40대를 위한 일자리 위기를 우려했으나 20대와 30대, 40대에서의 F학점 응답률이 가장 높았다.
40대의 경우 문재인정부 경제정책에 대해 38.9%가, 30대에선 41.3%가 F학점을 줬고, 20대에서도 29.2%가 F학점을 내렸다.
지역별로도 부산·울산·경남(PK)에서 47.7%가 F학점으로 평가하면서 가장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대전·충청·세종 등 충청권이 41.6%로 뒤를 이었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도 F학점 평가 응답률이 각각 38.9%, 36.8%로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그나마 텃밭인 전남·광주·전북 등 호남지역에서 A학점이 29.7%, B학점이 33.9%로, F학점 응답률 16.9%보다 꽤 높았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국제 경제 상황이 어려운 것도 맞지만 훨씬 더 강한 정도로 국내 경제가 어려워졌고 거기에 정책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책에 대한 부작용 우려에도 어려움이 생겨서 이런 평가가 나온 것으로, 정책 궤도수정과 동시에 경제성장을 위한 동력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11월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세텍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9 서울형 뉴딜일자리 참여자 채용박람회'의 일자리 상담 부스가 구직자들로 가득차 있다. 사진=뉴시스
■최우선 과제, '檢개혁·北'보다 '경제'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불만이 팽배해지면서 국민들은 내년도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경제회복과 일자리창출'을 꼽았다.
응답자의 55.4%가 이같이 답한 가운데 국회에서 여야가 대치를 벌이는 주요인인 '검찰개혁'과 '정치개혁' 이슈에 대한 응답은 각각 23.9%, 13.9%에 그쳤다. 문 대통령이 주력하고 있는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선 6.8%만이 최우선과제로 선택했다.
경제를 국정 최우선 과제로 선택해야 한다는 응답은 전연령에 걸쳐 나왔다. 검찰개혁에 대한 응답도 있었지만, 경제를 최우선 과제로 꼽는 응답의 절반 수준에 그치면서 현 정부에 대한 기대는 '경제' 한 곳으로 모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국민들은 내년도 경제와 일자리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바라봤다.
'올해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38.9%였고, 심지어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전망한 응답률은 27.4%였다. 국민의 66.3%가 내년 경제와 일자리 상황을 부정적으로 내다본 것이다. 이 같은 우려는 전연령대와 전지역에서 두드러져 경기위축 전망이 퍼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제가 '회복될 것'이란 응답은 30.2%, '매우 좋아질 것'이란 응답은 3.5%에 그쳤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정부 차원으로 추진하는 정책에 국민들 입장에서 체감 효능감이 와닿지가 않았다"며 "2년 지나면 성과가 있을 듯했는데 나타나지 않으니 내년에도 특별한 게 없을 것이란 우려가 관성적으로 나온 것"이라고 평했다.
포럼 공동대표인 김광림 의원은 "국민들은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와 일자리를 얘기하는데 청와대와 집권당은 반대로 선거법 역주행, 검찰과의 전쟁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이제부터라도 내년 국정 최우선 과제까지 모두 경제로 대전환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12~14일 전국 성인남녀 11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으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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