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산업자원부 장관 출신
국민 통합·화합 능력 높게 평가
野 "삼권분립 정신 위배" 지적
인준 과정 순탄치 않을 전망
■ '협치형 총리'에 방점
문 대통령은 이날 정 후보자 발탁 배경을 설명하며 "무엇보다 정세균 후보자는 온화한 인품으로 대화와 타협을 중시하며 항상 경청의 정치를 펼쳐왔다"고 치켜세웠다.
이어 "저는 입법부 수장을 지내신 분을 국무총리로 모시는 데 주저함이 있었다"며 결정 과정에서의 고민을 털어놓으면서도 "그러나 "갈등과 분열의 정치가 극심한 이 시기에 야당을 존중하고 협치하면서 국민의 통합과 화합을 이끌 수 있는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협치형 총리'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읽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총리 인선 발표 직후 춘추관 대기실에서 청와대 3실장(노영민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상조 정책실장)과 대화를 나누면서도 "국회의장으로서 여야를 운영해왔던 경험 그리고 협치의 능력, 이런 것들을 높게 평가했고 그래서 비상한 각오로 모셨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강조점이 협치에 주로 있었다"며 "여야를 잘 협조할 수 있는 인물로 본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야당에서는 벌써부터 '국회의장 출신 총리 지명'을 놓고 '삼권분립 정신 위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향후 인준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논평에서 "삼권분립을 파괴하고 의회를 시녀화하겠다는 독재 선언"이라며 "70년 대한민국 헌정사의 치욕이요, 기본적인 국정 질서도 망각한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보여주는 폭거"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이런 반발을 의식한 듯 이날 직접 춘추관을 찾아 총리 인선을 발표했다. 입법부 수장을 지낸 후보자에 대한 예우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 총리 권한 대폭 확대하나
문 대통령은 정 후보자를 두고 '경제를 잘 아는 분'이라고 소개했다. 일찌감치 이낙연 총리의 후임은 '경제총리'가 낙점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던 가운데 그에 부합하는 인사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후보자는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뒤 쌍용그룹에 입사해 상무이사까지 17년간 재직하는 등 풍부한 기업 경험을 갖췄고, 노무현 정부 시절 산업자원부 장관까지 역임한 바 있다. 실물경제는 물론, 집권 후반기에 접어든 만큼 내각 장악력까지 감안한 인사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정 후보자도 이날 총리 지명 후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국민 통합'과 함께 '경제 살리기'를 최대 중점 과제로 꼽았다.
문 대통령이 정 후보자에게 상당 권한을 이양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되는 이유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특히, 문 대통령이 어렵게 정 후보자를 설득했다는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대통령이 오래 고심했고 삼고초려에 해당하는 노력도 있었다"며 "참 고심하고 어렵게 모셨다"고 발탁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많았음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아울러, '호남 총리'를 재발탁했다는 점에서 내년 총리를 앞두고 지지층 다지기 차원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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