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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관영 서울민주주의 위원장, "예산 1조원은 오해, 신규 사업규모 2000억원으로 시작"

세계 최대 시민참여플랫폼으로 육성...시민소외 최소화 참여폭 확대

[인터뷰] 오관영 서울민주주의 위원장, "예산 1조원은 오해, 신규 사업규모 2000억원으로 시작"

[파이낸셜뉴스] 서울시는 지난 5월 '서울특별시 시민민주주의 기본 조례'를 제정했다. 7월에는 시민민주주의를 총괄하는 합의제행정기관 '서울 민주주의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서울시민들의 시정 참여 플랫폼이자 숙의민주주의의 첫 시험대다. 서울시민이 시정의 기획자로 세계 최고의 시민참여플랫폼으로 키운다는게 서울시의 원대한 구상이다.

시민, 시의회, 자치구가 시정에 함께 참여하는 협력 모델로 출범한 지 4개월이 지났지만 아직은 시민들에게 낯설다.

지난 11월 서울민주주의위원장을 맡은 오관영 위원장을 19일 서울시청에서 만났다.

오 위원장은 90년대 후반부터 납세자의 세금이 쓰이는 곳을 감시하는 예산감시 운동을 꾸준히 펼쳤던 시민운동가 출신이다.

오 위원장은 "서울민주주의위원회는 실·본부·국장이 결정하는 독임제가 아닌 위원장과 14명의 위원이 함께 결정하는 합의제행정기관"이라고 설명하고 "시민 공개모집 위원 6명과 시의회 및 구청장협의회 추천 위원 5명, 예산, 협치, 혁신 소관 국장급 공무원 3명이 11월 6일 자로 위촉됐고, 11월 21일과 12월 12일 두 차례 정기회의를 개최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초기 단계라 시행규칙, 운영지침, 분과위원회 구성 등 서울민주주의위원회의 운영체계를 위원분들과 함께 마련하고 있다." 면서 "학계, 법조계, 시민사회 등 다양한 분야의 특색 있는 경력을 가진 분들이 위원으로 오셨고, 그분들과 함께 새로운 도전과 실험을 잘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해 볼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위원회가 쓸 수 있는 예산안 1조 원을 놓고 한때 시의회가 예산권을 침해 하는 게 아니냐며 반발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오 위원장은 오해에서 빚어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오 위원장은 "1조 원을 전액 신규 사업예산으로 편성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예산사업을 시민과 편성하는 시민숙의와 신규 사업 시민제안을 포괄하는 금액이다"며 "신규로 사업을 편성할 수 있는 예산은 올해 2000억 원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서울민주주의위원회의 위원은 결정권자가 아니라 더 많은 시민들이 시정에 더 깊게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기획자"라며 "1조라는 숫자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시민 참여의 폭과 깊이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민주주의위원회가 맡은 또 하나의 주요 업무는 시민 의견 수렴 플랫폼인 '민주주의 서울'이다.

이 플랫폼에는 시민이 올린 제안에 50명 이상이 공감하면 부서에서 답변하고, 500명 이상이 공감하여 열린 공론장에 5000명 이상이 참여하면 시장이 직접 답변한다. 대표적인 시장 답변사례로는 '난임주사 보건소 처방'과 '재개발·재건축지역 길고양이 보호조치'가 있다.

오 위원장은 "임명 첫날에 박원순 시장으로부터 민주주의 서울을 세계 최고의 시민참여플랫폼으로 발전시키라는 특명을 받았다." 면서 "서울시 자치구와 투자·출연 기관의 공론장이 되도록 기관 협력을 지속해서 확대하고, 현재 별도로 운영되고 있는 시민참여예산 웹사이트와의 연계 통합도 추진해 보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민 참여 플랫폼이라고 하면 '민주주의 서울'이 가장 먼저 떠오를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하고 온라인을 통해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시정 참여에 소외되거나 무관심한 시민의 참여를 늘리는 것을 목표로 위원회에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