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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우디 석유시설 공습 '이란 배후설' 거듭 주장

"무기 잔해 분석 결과 '사우디 북쪽'서 공격 시작"

미국, 사우디 석유시설 공습 '이란 배후설' 거듭 주장
【리야드=AP/뉴시스】사우디군 대변인 투르키 알 말키는 지난 9월1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우디의 석유 시설을 공격한 것으로 알려진 이란의 드론과 크루즈 미사일 잔해를 공개했다. 알 말키 대변인은 이번 공격에 18개의 드론, 7개의 크루즈 미사일 등이 동원됐고 그중 3개의 미사일은 목표물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밝히면서 크루즈 미사일의 사거리는 700㎞로 예멘에서 발사됐을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앞서 예멘의 후티 반군은 이번 공격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지만, 미국은 이란을 배후로 지목하고 있다. 2019.12.20.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미국이 지난 9월14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ARAMCO) 산하 주요 석유시설에 대한 무인기(드론) 공습이 '사우디 북쪽'에서 시작됐다는 증거를 입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9일(현지시간)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중간 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했다.

이는 이란이 공격 배후라는 미국의 그간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사우디 동부 담맘 부근 아브카이크 탈황 석유시설과 쿠라이스 유전 피습 당일 범행을 자처했던 예멘 후티반군은 '사우디 남쪽'에 점령지가 있다.

미국은 피습 현장에서 수거한 무기 잔해를 토대로 공습에 사용된 드론 중 한대가 공격지점에서 북서쪽에서 200㎞ 떨어진 지점을 비행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공습에 사용된 드론과 'IRN-05'로 알려진 이란제 드론간 몇가지 유사성을 확인했다고 했다. 무기 잔해에서 '사드라(SADRA)'라는 이란 기업명이 표시된 부품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미국은 드론의 최대 사정거리 900㎞를 고려할 때 공격이 아브카이크 북쪽에서 시작됐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했다.

다만 미국 정보당국은 무기 잔해를 분석했지만 정확한 공격 원점을 밝혀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앞서 AP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사우디 외무부는 피습 직후인 9월16일 "초기 조사 결과, 이란산 무기가 공격에 이용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사우디군도 같은날 구체적인 물증은 공개하지 않은 채 "이번 공격에 사용된 무기는 이란산 무기"라며 "후티반군의 주장과 달리 테러에 사용된 드론은 예멘 영토에서 출격하지 않았다"면서 "후티반군은 이란 혁명수비대와 (이란) 테러정권의 의제를 수행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미국, 사우디 석유시설 공습 '이란 배후설' 거듭 주장
【부크야크(사우디)=AP/뉴시스】지난 9월14일(이하 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주요 석유 시설과 유전이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가동이 중단된 가운데 15일 EU가 공개한 위성 사진에 사우디 부크야크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아브카이크 원유처리 시설 중심부가 검게 탄 모습으로 나타나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아브카이크 시설이 이번 공격으로 망가지면서 아람코는 하루 570만 배럴의 원유 생산을 줄였으며 이는 세계 하루 원유 수요인 1억 배럴의 6%에 달하는 물량인 것으로 알려졌다.예멘 후티 반군은 이번 드론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019.12.20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수차례 이란 배후설을 거듭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9월22일 CBS '페이스 더 네이션' 인터뷰에서 "그것(발사체)은 북쪽에서 왔다"며 "그건 고도의 공격이었다. 그 무기시스템은 사정거리상 후티반군 쪽에선 (피습 시설로) 올 수 없었다.
그들이 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 했다.

앞서 미국과 사우디 합동 조사단은 사우디 주요 석유시설에 대한 공습이 이라크 국경과 접한 이란 기지에서 시작 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보도도 나왔다.

양국 조사단은 드론으로 공격했다는 후티반군 주장과 달리 순항 미사일 '쿠드스-1'도 공격에 동원됐다는 결론을 내렸고, 쿠드스-1는 사거리가 사우디 석유시설 공습에 필요한 1300㎞ 보다 짧은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공격이 예멘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시작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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