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 2030
2021년 1분기 총괄목표 발표
건강형평성 제고 계량화 시도
정부가 건강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구체적·정량적 목표를 세워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HP) 2030'에 명시하겠다고 나섰다. 소득수준, 거주지역 등 사회적 요인에 따라 건강격차가 벌어지는 현상을 국가적 차원에서 막겠다는 이유에서다. 그동안은 '건강형평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방향성은 제시됐으나, 이를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개선하겠다는 계량적 목표는 없었다.
22일 정부부처 등에 따르면 오는 2021년 1·4분기 발표되는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 2030에 '건강형평성 제고'의 정량적 목표 수준이 포함된다.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은 건강수명 연장과 건강형평성 제고를 총괄 목표로 설정해 추진하고 있다. 기존에 발표된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 2020은 건강수명을 71세(2007년 기준)에서 2020년까지 75세로 늘리겠다는 구체적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건강형평성을 얼마나, 어떻게 해소하겠다는 수치적 목표는 밝히지 못했다.
정부가 건강형평성 제고 목표를 계량적으로 마련하는 것은 이번이 첫 시도다. 예컨대 소득수준 상위 20%와 하위 20%의 기대수명 격차를 현재(2017년 기준) 6.48세에서 2030년까지 n세로 줄이겠다는 정량적 목표를 세우겠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구체적 방법론은 정해지지 않았다. 기대수명 격차는 소득수준, 주거지역, 교육수준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벌어지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2020년까지 다양한 연구를 통해 총괄 목표를 설정하고 2021년 제시할 계획이다.
실제로 지난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19'에 따르면 소득수준 상위 20%와 하위 20%의 기대수명 격차는 지난 2004년 6.24세에서 2017년 6.48세로 늘어났다. 강영호 서울대 의대 교수는 이 격차가 2018년 6.55세에서 2030년 6.73세로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시지역과 농촌지역의 기대수명 차이도 컸다. 특히 농촌지역 내에서 소득수준에 따른 기대수명 격차는 더 크게 벌어졌다.
소득수준에 따른 건강불평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대비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건강상태를 주관적으로 평가했을 때, '건강이 좋다'고 응답한 사람 비율도 상위 20%(37.6%)는 하위 20%(23.2%)보다 14.4%포인트 더 많았다.
상대비(소득 하위 20% 대비 상위 20%의 비)는 1.62배로 미국, 일본, 독일, 영국 등 주요 10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즉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자신의 건강수준을 좋게 평가하고 반대로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건강수준을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주요 10개국 가운데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건강형평성 구호만 외쳤지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다"며 "내년까지 여러 전문가와 관계부처와 협의해 구체적 목표를 세우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ktop@fnnews.com 권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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