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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IDFC "中의 대외투자,카드로 지은 집…신흥국 무너져"

IDFC, 중국의 영향력에 대응하고자 출범 69조8000억원 예산으로 개발도상국 투자

美 IDFC "中의 대외투자,카드로 지은 집…신흥국 무너져"
【베이징=AP/뉴시스】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해 9월3일 베이징 국가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중-아프리카 공상업계 대표 대화 및 기업가 대회 개막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시 주석은 53개 아프리카 국가 정상, 기업대표들과 만나 자국 주도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에 동참해 줄 것을 촉구했다. 2019.12.24.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미국 연방정부 산하 기구인 국제개발금융공사(IDFC) 수장이 중국의 대규모 대외투자를 "카드로 만든 집"에 비유하며 신흥시장 국가를 뒤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대외 전략인 '일대일로'를 내세워 중국은 해외투자를 확대해왔다. 미국은 '차이나머니'를 흡수한 개발도상국이 결국 빚더미에 올라앉아 중국 의존도만 키운다고 비판해왔다.

세계 인프라 시장에서 중국이 영향력을 키우자 미국도 개발도상국에 투자해 영향력을 강화하자는 취지로 지난해 IDFC를 출범했다. IDFC는 전신 격인 해외민간투자공사(OPIC)와 달리 주식투자 권한이 있으며, 예산은 600억달러(약 69조8000억원)다.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IDFC를 이끄는 애덤 보흘러가 인터뷰에서 중국의 국제투자는 "채무 과부하, 부실한 인프라, 뇌물 및 투명성 부족"으로 인해 "100% 카드로 만든 집"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것은 변하기 마련이다. 다만 시간 문제일 뿐"이라며 "위워크가 변하기 전에도 단지 시간문제였다. 그렇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한때 '유니콘 기업'으로 꼽혔던 사무실 공간 공유업체 위워크는 올해 방만 경영 문제가 표면화하면서 기업공개(IPO) 계획을 미루는 등 혼란에 직면했다.

그는 "중국이 신흥국을 통째로 무너트리는 걸 볼 수 있기 때문에 우리(미국)가 대안으로 있어야 한다. 더 많은 균열이 생기고 있고, 그러면 결국 유리는 깨진다"고 강조했다.

IDFC는 미 기업들이 개발도상국에 더 많은 자금을 쏟아붓도록 한다. 이뿐 아니라 대출 등 거래를 통해, 중국의 성장과 영향력에 저항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 안보 우선과제를 수행한다고 FT는 전했다.

보흘러는 "내 일은 미국의 외교 정책을 구상하는 게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미 정부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미 무역대표부(USTR), 미 국제개발처(USAID)와 긴밀하게 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투자처인 항구, 고속도로 등 전통 인프라를 배제하지는 않고 있지만, 5G를 포함해 선진기술 자금조달에서 중국과 경쟁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IDFC는 중국 통신장비 제조업체 화웨이의 기술의 사용을 막기 위한 광범위한 노력의 산물이라고 FT는 전했다. 미 정부는 화웨이가 중국 정부에 데이터를 빼돌려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주장해왔다.

보흘러는 "화웨이 문제에 대한 답은 화웨이 불매가 아니다. 효과적이고 믿을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중국의 투자를 "마약"이라고 표현하면서, 점점 많은 국가가 부채의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회의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상당히 신중하다고 생각한다. 중국의 과도한 레버리지(차입 자본으로 투자하는 것)를 둘러싸고 시장에서 많은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백악관이 중국에 맞서기 위한 단합된 무역전선을 구축하려 애쓰는 상황에서 일본, 유럽 등의 유사 기관과 더 많은 사업을 하고 싶어 한다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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