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수출규제 철회 결단을" 아베 "당국 대화로 해결하자" [한·일 정상회담]

양국 정상 15개월만에'45분 회담'
文 "결코 멀어질 수 없는 사이"
아베 "서로에게 중요한 이웃"
'대화 통한 해결' 공감대 형성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4일 중국 쓰촨성 청두 샹그릴라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악수하고 있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예정보다 길어진 45분간 회담을 했다. 양 정상은 양국 간 갈등 촉발지점인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를 비롯해 일본의 수출규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문제 등 양국 현안에 대해 솔직한 대화를 나눠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뉴시스

【 청두(중국)=김호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의 조속한 철회를 위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관심과 결단을 당부했다. 두 정상은 양국 간 현안과 관련해 '대화를 통한 해결'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만 주요 현안에 대한 인식차는 여전해 향후 통큰 결단을 통한 양국 간 본격적인 관계 개선에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제8차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청두 샹그릴라 호텔에서의 아베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일본이 취한 수출규제 관련 조치가 7월 1일 이전 수준으로 조속히 회복돼야 한다"며 아베 총리의 각별한 관심과 결단을 당부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두 정상이 양자회담을 위해 마주 앉기는 지난해 9월 이후 15개월 만이며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여섯번째다. 문 대통령의 당부에 아베 총리는 "3년반 만에 수출관리정책 대화가 매우 유익하게 진행되었다고 들었다"며 "앞으로도 수출당국 간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자"고 답했다.

예정시간을 훌쩍 넘긴 약 45분간 진행된 이날 회담에서 두 정상은 서로를 "중요하고 가까운 이웃"이라고 평가하며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수출규제 등을 대화로 풀어나가자고 입을 모았다.

먼저 언론에 공개되는 모두발언에 나선 아베 총리는 "일·한 양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이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일본과 한국은 지리적으로나 역사적·문화적으로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교역과 인적 교류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상생 번영의 동반자"라며 "잠시 불편함이 있어도 결코 멀어질 수 없는 사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양국 갈등의 근본적 원인인 일제 강제징용 배상 문제에 대해서는 서로의 입장 차이를 재확인하는 선에서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시각차를 보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고 대변인은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이뤘다"며 "특히 이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고 정상 간 만남이 자주 이뤄지기를 기대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번 만남을 통해 앞으로 이런 만남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자는 데 양 정상이 합의한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두 정상은 최근 한반도의 엄중한 정세에 대해서도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한·일 및 한·미·일 간 긴밀한 공조와 소통의 중요성을 확인했다. 특히 아베 총리는 납북자 문제에 대한 우리 측의 계속적인 지지와 지원을 요청했고, 문 대통령은 일본 측의 노력을 계속 지지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e-mail] 김호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