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60대 이상 고연령층의 가계대출이 지속적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들 연령층의 자산·부채 보유행태 및 재무건전성 변화가 금융시스템 안정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연령별 가계부채 상황을 살펴보고 고연령층 가계부채의 누증 요인과 이에 따른 잠재리스크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이후 규제 강화 등으로 모든 연령층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됐지만, 60대 이상은 비교적 높은 증가세(9.9%)를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출 비중은 2014년 이후 연평균 0.5%포인트 상승하면서 올해 3·4분기말 18.1%(60대 13.2%, 70대 이상 4.9%)에 달했다.
올해 3·4분기말 차주 1인당 대출금액은 60대 이상 7억9000만원으로 30대 이하에 비해 높고, 주된 경제활동계층인 40~50대보다는 다소 낮은 수준이다. 대출 분포를 보면 60대 이상은 기타 연령층에 비해 고소득·고신용자 대출 비중이 가장 낮고, 비은행대출은 53.6%, 담보대출 84.7%였다.
이처럼 고연령층의 가계부채가 증가세를 나타내는 원인은, 55~63년생인 베이비붐 세대의 고연령층 진입이 본격화되면서 60대에 신규 편입되는 차주의 대출규모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해당 대출규모는 지난 2013년 10조원에서 올해 25조9000억원으로 확대됐다.
또 기대수명 연장 등으로 노후준비 필요성이 커진 상황에서 임대부동산 투자 및 자영업 진출 등을 위한 차입수요가 증가했다. 부동산임대가구 보유 금융부채 중 60대 이상의 점유비중이 2013년 19.7%에서 지난해 27.4%로 상승했고, 자영업자 보유 가계대출 중 60대 이상 비중도 2012년말 16.0%에서 올해 3·4분기말 21.7%로 올랐다.
대출구조 측면에서 보면 60대 이상은 일시상환방식 대출 비중(18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기준 40.4%)이 높아 원금상환을 통한 부채 축소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그동안 고연령층의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해 왔지만, 이들 연령층의 전반적인 재무여력은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60대 이상 금융부채 보유가구의 총자산 대비 총부채 비율(18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기준 22.8%, 70대 이상 19.3%)은 여타 연령층(30대 이하 31.8%, 40대 28.3%, 50대 24.3%)에 비해 낮았다.
다만 이들 고연령층은 소득 측면에서의 레버리지가 높고 금융자산에 의한 채무대응능력이 떨어지는 데다 최근 건전성 저하 조짐이 일부 나타나고 있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60대 이상 금융부채 보유가구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212.6%(70대 이상 251.6%)로 기타 연령층(164.4~189.8%)에 비해 높고,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105.9%)은 100%를 초과했다. 아울러 고연령층 가계대출의 연체율은 낮은 수준이지만 최근 상승세로 전환했고, 취약차주 수 및 대출규모도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은행은 "고연령층 가계부채의 잠재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부채구조 질적 개선 및 리스크 관리 강화, 역모기지론 등 실물자산 유동화 제도 활성화, 금융상품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 등을 통한 가계자산 구성 다양화, 소득여건 개선을 통한 채무상환능력 제고 등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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