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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탄핵 심판 앞두고 공화당 분열?

"백악관과 협력 부적절하다" 반대 표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핵의결안이 미 의회 하원을 통과한 가운데 상원에서 과반 의석을 가진 공화당의 내부 분열 조짐이 보이면서 탄핵안이 최종 통과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5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의 리사 머코우스키 알래스카주 상원의원은 이날 공화당 상원 지도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심판과 관련해 백악관과 전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 부적절하다며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당내에서 온건 성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머코우스키 의원은 이날 NBC의 지역방송인 KTUU와 인터뷰에서 "공화당이 상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안을 다루기도 전에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가 '토탈 코디네이션'에 나서겠다고 발언 한 것에 대해 혼란을 느꼈다"며 "상원은 탄핵 심판과 관련해 백악관과 일정한 거리를 두어야 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머코우스키 상원 의원의 인터뷰에 앞서 매코널 원내 대표는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탄핵 재판과 관련해 백악관과 완전히 협력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머코우스키 상원의원은 "하원에서 탄핵 청문회를 진행할 당시 민주당이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의 증언 거부에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은 실수"라고 주장하고 "만약 하원에서 민주당이 진정으로 중요한 정보들을 갖고 있다고 믿었다면 핵심 증인들이 백악관의 지시로 증언을 거부했을 때 법원으로 문제를 끌고갔어야 했다"며 "완전하고 공정한 절차로 탄핵 심판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머코우스키 상원의원이 자신의 당인 공화당 지도부를 상대로 공개적으로 반기를 든 경우는 드물었지만 반대 의사를 나타내면 입장을 끝까지 고수했다며 이번 탄핵 심판에 있어서도 공화당의 입장과 다른 방향으로 의사를 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WP는 머코우스키 의원 외에도 또 다른 온건파인 수잔 콜린스 메인주 상원의원 또한 당론에 이탈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이러한 추세가 계속되면 공화당은 기존의 전략을 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평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은 하원에서 가결됐지만 상원에서는 아직 심판이 시작되지 않았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상원 탄핵심판 과정에서 증인신문 등 관련 절차를 지킬 것을 약속하라며 탄핵 소추안을 아직 상원에 넘기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매코널 원내대표는 증인심문 없이 속전속결로 탄핵 심판을 끝내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대치중이다. 이 과정에서 미 의회가 연말 휴회에 들어가면서 상원에서의 탄핵 심판은 새해인 내년 1월 초에 본격 시작될 예정이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