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안리를 지키는 해경
‘해양레저 1번지’ 수영만 권역
해양안전과 치안·범죄예방에
수상응급구조·방재 역할까지
"광안리 바다 맘껏 즐기시되
안전사고 각별히 유의하세요"
해경 광안리파출소 김하늘 수상응급구조사(순경)
손병환 광안리파출소장(경감)
'해양레저 메카' 부산 수영만 권역 앞바다를 지키는 부산해양경찰서 광안리파출소
'동북아 해양수도' 부산에서 해양레저 1번지를 꼽으라면 단연 수영구와 해운대구를 아우르는 수영만 권역이다. 이곳에는 전국 최대 요트 계류장인 수영만요트경기장과 용호만 다이아몬드베이, 유람선터미널 등이 밀집해 있고 육상에는 수려한 자연경관으로 매년 수십만명이 다녀가는 광안리해수욕장과 동백섬, 이기대, 오륙도 수변공원도 포함된다. 거기다 민락항, 남천항 등 2개 포구와 이를 전체적으로 내다볼 수 있는 광안대교까지 있다.
이런 수영만 바다를 지키는 이들이 부산해양경찰서 광안리파출소다. 이들은 배를 모는 바다사나이이자 해양안전과 치안, 수상응급구조, 방재 역할까지 모두 도맡아야 하는 '슈퍼맨'이나 다름없다.
새해를 얼마 앞둔 지난해 12월 27일 오전 기자는 해경 광안리파출소를 찾았다. 광안리파출소는 1967년 해운대경찰서 민락선박출입항신고소 설치와 함께 역사가 시작돼 1987년 5월 부산지구해양경찰대로 업무이관되면서 정식 해경 소속관서가 됐다. 관할 해안선은 38㎞다.
손병환 광안리파출소장(경감)은 "요즘은 자동선박인식시스템(AIS)이 아주 잘돼 있어 상황실에서 실시간으로 관내 선박의 위치를 철저히 파악하고 있습니다. 낚시어선은 이렇게 색을 달리해서 표시가 되고요. 이 중 레저용 보트는 돌발적인 안전사고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오전 10시, 연안구조정 'S-93정'에 올랐다. 광안리파출소의 연안구조정은 민락항 파출소를 출발해 남천항~광안리해수욕장~용호부두~이기대 수변공원~오륙도 권역을 지나 동백섬~수영만요트경기장까지 정기적인 순찰 임무를 하고 있다. 하루 총 3회로 해경은 항해를 하면서 해양 안전관리, 구조 및 선박교통관제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날 구조정 조종석에 앉은 윤동일 경위는 "수영만 권역은 전국 최고의 해양레저스포츠 구역입니다. 여름 같은 성수기에는 각종 요트에 보트 그리고 수상오토바이까지 합쳐 많게는 300척까지 바다에 나옵니다. 그만큼 전 직원이 초긴장 상태에 놓일 만큼 민원도 많습니다"라고 말했다.
구조정이 민락항 테트라포드를 지나갔다. 이곳은 올해 1월부터 낚시 금지구역으로 지정됐다. 최근 잇따라 낚시객 실족사고가 일어나면서 해경과 관할 구청은 안전조치를 취하게 됐다. 안전을 등한시하는 이용객 때문에 갈수록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해안선이 좁아진 셈이다.
오전 10시20분, 용호만 부두에 다다랐다. 선착장에는 낚싯대를 든 중년의 남성이 앉아 있었다. 마이크를 잡은 윤 경위는 "선생님, 안전장비를 꼭 착용하시고 방파제 위로 올라가서 하십시오"라면서 "물고기 많이 잡으십시오"라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지난해 한·아세안 정상회의 당시 취객이 실족했다가 구조되기도 했다. 해경은 어선보다 낚시객이나 레저객의 위험요소가 더 높다고 설명했다.
오전 10시35분, 이기대 수변공원을 지나 오륙도에 이르자 낚시어선이 포착됐다. 해경은 오륙도는 섬과 섬 사이 물살이 강해 자칫 배가 전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해무가 자주 끼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전 10시50분, 수영만 마리나 선착장에선 유독 구조정의 속도가 느렸다. 정진석 경위는 "가끔 구조정이 순찰 돌 때 생기는 파도 때문에 민원이 들어오기도 한다. 그만큼 각종 민원이 전국 해양파출소에서 가장 많을 것"이라며 혀를 찼다. 이어 그는 "마리나 선착장에선 가끔 기름 등 오염물질이 바다로 새어나가는 일도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유심히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전 10시58분, 모든 순찰을 마친 구조정이 민락수변공원을 거쳐 다시 민락항으로 귀항했다.
지난해 통계청에 따르면 수상레저기구로 인한 사고는 469건에 달한다. 이 중 레저선박 해양사고에 따른 인명피해는 대부분 충돌사고로 인해 발생한다.
이에 따라 해경은 이런 구조 임무에 신속 대응하기 위해 사고신고 접수에서 출동까지 걸리는 시간을 '4분'으로 잡고 있다.
손 소장은 갈수록 늘어나는 해양레저 수요에 따른 안전사고를 우려했다. 그는 "가끔 어떤 배는 기름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고 바다에 나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라면서 "바다를 맘껏 즐기시되 안전사고도 각별히 유의해야 합니다"라고 당부했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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