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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말춤' 까지 춘 박원순, 서울에 3억3000달러 유치 쾌거

1년간 공들여 실리콘밸리 혁신 기업 한국 투자 확정
현지 엑셀레이터 대상, '서울에 투자 하라' 적극 세일즈
싸이 음악에 맞춰 춤추며, 창업도시 서울 홍보 나서

미국서 '말춤' 까지 춘 박원순, 서울에 3억3000달러 유치 쾌거
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이 현지시간 10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빅데이터 기반 클라우드키친 운영 전문기업 TIS의 디에고 버다킨 대표와 투자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fnDB

미국서 '말춤' 까지 춘 박원순, 서울에 3억3000달러 유치 쾌거
박원순 서울시장(왼쪽)이 현지시간 10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창업 엑셀레이터 플러그 앤 플레이 주최 행사에서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맞춰 '말춤'을 추며 창업도시 서울을 홍보하고 있다. /사진=fnDB
미국서 '말춤' 까지 춘 박원순, 서울에 3억3000달러 유치 쾌거
박원순 서울시장(앞줄 왼쪽 세번째)이 현지시간 10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창업 엑셀레이터 플러그 앤 플레이의 사이드 아마디 대표와 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fnDB

[샌프란시스코(미국)=안승현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1년간 공을 들인 끝에 미국 실리콘밸리 혁신기업으로부터 3억3000만 달러(한화 약 3800억 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 기업들은 한국에 즉시 투자해, 사업체를 설립하거나 유망한 스타트업 발굴에 나설 계획이다.

미국을 순방 중인 박 시장은 10일(현지시간) 실리콘밸리에서 TIS, 빌드블록, 팔로젠, 라이언반도체 등과 2억3000만 달러를 한국에 투자하겠다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또 노던라이트 벤처캐피털(NLVC)사는 서울의 창업기업에 1억 달러 이상을 투자키로 했다.

■일본 가려던 TIS, 한국행 결정
업무협약을 맺은 혁신기업 4개 사 중 TIS는 5년간 총 2억 달러를 투자, 서울 시내에 54개 클라우드키친을 조성·운영키로 했다. 연구개발(R&D) 인력 포함 417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TIS는 배달 전문 공유주방 업체다. 쉽게 말해 '백종원식 가맹점'과 '배달의 민족'이 합쳐진 형태다.

자사가 운영하는 공유주방에 배달 전문 업체들을 입주시키고, 빅데이터를 이용해 상권분석·메뉴·브랜드·경영·배달망 일체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TIS는 중국·일본 등에 아시아본부 설립을 검토해 왔지만, 지난 5월 박 시장이 이스라엘에서 개최한 투자설명회에 참석한 뒤 서울행을 결정했다.

한국을 자주 방문했다는 디에고 버다킨 TIS 대표는"서울은 인구밀도가 높고, 배달시장이 매우 발달해 우리 사업에 적합하다"며 "중앙정부와 서울시의 지원도 적극적이어 진출을 결정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빌드블록, 팔로젠, 라이언반도체는 한국인 IT 전문가들이 미국에 설립한 혁신기업이다. 서울시는 산업통상자원부, 코트라와 1년여간 협업해 이 회사들을 발굴했다. 이들은 각각 1000만 달러를 서울에 투자해 연구개발센터 설립과 전문인력 채용에 나설 계획이다.

지미 정 빌드블록 대표는 "서울시 처럼 해외에 설립된 자국 출신 스타트업을 지원해 주는 경우는 미국에서도 잘 보기 힘들다"며 "주변 스타트업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박원순, '말춤'까지 추며 세일즈
이날 박 시장은 실리콘밸리 유망 벤처투자자들과 만나 서울 투자를 호소했다.

페이팔, 드롭박스 등 굵직한 혁신기업을 배출한 창업 지원기관 플러그 앤 플레이와는 서울에서 창업기업을 발굴하는 협력체계를 구축키로 했다.

이 회사는 2017년 262개, 2018년 222개의 창업기업에 투자한 실리콘밸리 최고 수준의 엑셀레이터다.

박 시장은 플러그 앤 플레이 주최 스타트업 행사에서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음악에 맞춰 직접 '말춤'까지 춰 보이며 좌중의 시선을 붙잡았다.

사이드 아마디 플러그앤 플레이 대표는 "올해 한국에서 50개 기업에 투자해 성장을 지원하고 2021년까지 1000개의 기업을 키울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샌프란시스코 로즈우드 샌드 힐 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는 아시아 스타트업 투자를 물색하던 벤처캐피털 NLVC가 현장에서 1억 달러 투자 의사를 결정했다.

박원순 시장은 "해외 투자를 끌어오기 위해서라면 비즈니스 프랜들리가 아니라 진짜 비즈니스맨이 되겠다"며 "외국인들의 서울 투자를 늘리고, 이들을 이용해 서울의 기업들이 해외에 뻗어 나가도록 세일즈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