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왼쪽)이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을 방문, 소감을 얘기하고 있다.
【 워싱턴D.C.(미국)=안승현 기자】 "나라가 독립을 잃어가던 순간에도, 해외에서 활동했던 애국지사들의 흔적을 확보하고 보존하는 일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미국을 순방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구한말 자주외교의 상징적 공간인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박 시장은 "러시아에도 대한제국이 운영했던 공관 일부를 확보했는데, 그 건물 전체를 매입하면 어떨까 생각한다"며 "샌프란시스코 북쪽에는 독립전쟁을 준비하던 조종사들이 훈련하던 윌로스 비행학교가 있는데, 이런 흔적들을 후대에 남기기 위해 정부나 서울시도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D.C. 중심가에 있는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은 1889년 2월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로 서양국가에 설치한 외교 공관이다. 16년간 미국주재 대한제국 공사관으로 사용됐다. 특히 워싱턴D.C.의 19세기 외교 공관 중 유일하게 원형 그대로 남아있는 공사관 건물이다.
공사관은 1910년 한일강제병합으로 일본공사가 단돈 5달러에 강탈해 바로 10달러에 미국인에게 매각했다. 이후 지난 2012년 정부가 350만 달러를 들여 매입한 뒤 복원작업(국외소재문화재재단)을 거쳐 2018년 전시관 형태로 재개관했다. 현재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 워싱턴D.C. 를 방문하는 국내 인사들의 필수 방문 코스다.
박 시장의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 방문에는 캐슬린 스티븐슨 한미경제연구소 소장이 동행했다. 전 주한 미국대사를 역임한 인물로, 대표적인 친한파 인사로 알려져 있다. 박 시장은 이어 공사관 건물의 원주인인 이었던 '이화손'의 묘터를 방문해 참배했다.
이화손은 구한말 주미대한제국 제4대 공사였던 이채연과 부인 성주배 씨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미국에서 태어난 우리나라 최초의 외교관 자녀이자, 미국 시민권 1호로 추정되는 인물이다. 미국 외교관이던 세스 펠프스의 가족묘비에서 '니화손'이라는 한글 이름이 올해 5월 확인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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