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이자 각료의 남성 육아휴직은 '전례없는 일'
공무원 사회 남성 육아휴직 신호탄 될 듯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 지난해 9월 입각 후 기자회견 모습. 로이터 뉴스1
【도쿄=조은효 특파원】 일본의 30대 장관이자 '포스트 아베'로 주목되는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이 첫 아이 출산 후 육아휴직을 쓰겠다고 선언했다.
고이즈미 환경상은 15일 열린 환경성 회의에서 첫 아이 출산 후 3개월 이내에 육아휴직을 가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기간은 2주간이다. 주말과 공휴일, 국회 회기나 각의(국무회의)등이 없는 날을 포함한 합계 2주간은 출근하지 않고, 자택에서 산모와 아기를 돌보겠다는 것이다.
공식회의엔 차관을 대신 들여보내거나, 자택에서 화상회의와 이메일을 활용해 업무를 보는 방법도 검토 중이다.
일본 국회의원이나 각료에겐 법적으로 육아휴직 규정이 없다. 각료이자 국회의원(4선 중의원)인 고이즈미 환경상의 육아휴직 자체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상징적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장관의 '아빠 육아휴직'은 일본 공무원 사회는 물론이고, 민간기업에도 상당한 파급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올해부터 국가공무원을 대상으로 남성 육아휴직제도를 실시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고이즈미 환경상은 이날 환경성 회의에서 "제도 뿐만 아니라 분위기가 변화하지 않으면 육아휴직을 쓰는 (남성)공무원이 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남성 육아휴직 활성화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할 것임을 시사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고이즈미 환경상의 '솔선수범'에 대해 "국가 공무원이 앞장서서 실시하는 것이 일본 전체의 움직임을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이즈미 환경상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이자 4선의 중의원이다. 지난해 결혼한 프리랜서 아나운서 다키가와 크리스텔이 출산을 앞두고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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