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경찰서 “현장 수거 원앙 6마리 모두 목 부러진 게 사인”
지난 11일 서귀포시 강정천 중상류에서 폐사된 채 발견된 천연기념물 원앙의 모습. /사진=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특별자치도지회 제공.
[제주=좌승훈 기자] 최근 서귀포시 강정마을에서 엽총(산탄총)을 맞아 떼죽음을 당한 것으로 추정됐던 원앙새는 총상이 아닌 통신선이 주범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귀포경찰서는 17일 현장에서 수거한 원앙 6마리에 대한 부검을 진행한 결과 6마리 모두 경추절단과 가슴근육 파열이 직접적인 사인이라는 부검의 소견이 나왔다고 밝혔다.
또 당초 사체 안에서 총알이 발견된 원앙은 최근에 총상을 입은 흔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원앙은 이전에 총에 맞아 몸속에 총알이 박혀있는 채로 생존해온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목격자 진술과 부검 결과를 토대로 원앙들이 2016년 설치된 제2강정교 인근 통신선에 목 부위 등이 걸리거나 충돌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강정마을 환경단체 ‘더조은 일강정’도 원앙이 절단된 채 발견됐다는 점에서 다리 인근 전깃줄에 부딪혀 떨어져 죽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한국전력공사에 조사를 요구했다.
앞서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도지회는 지난 11일 서귀포시 강정천 중상류 ‘넷길이소’ 부근에서 천연기념물 제327호인 원앙 13마리의 사체를 발견했다.
죽은 원앙 중에는 총알에 관통상을 입은 흔적도 있었다.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도지회는 이에 따라 제주대학교 야생동물구조센터에 의뢰해 죽은 원앙 6마리를 부검한 결과 산탄총용으로 쓰인 탄알을 발견했다. 원앙이 숨진 지는 2~3일 됐으며, 누군가 불법 총기를 사용해 원앙을 포획하려 한 것으로 추정돼 왔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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