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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강원기획]강원도 최대 겨울축제, ‘인제빙어축제’를 가다

강원도 겨울 가족여행 1번지...가족과 겨울동화 같은 행복을 담아가는 아이들.
겨울추억을 굽는 풍경...자연과 인제사람들이 창조한 ‘한편의 겨울동화’ 같은 빙어호 풍경.
송어가 ‘토도독’ 숯불에 구워지는 맛에 빠진 외국인들.

【인제=서정욱 기자】은빛겨울을 손꼽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1월 셋째주. 토요일. 나는 그들을 만나기 위해 서울-양양고속도로를 타고가다 동홍천 I.C에서 44번 국도를 타고 미시령가는 길로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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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 빙어축제장의 '동화속 요정들이 살 것 같은 작은 겨울 눈조각마을'. 사진=서정욱 기자
얼마 후, 나는 44번국도 중간쯤에 군축교가 보이는 북한강변 마을길로 들어섰다.

이 겨울을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에게도 그리운 겨울 빙어호 풍경이 아름다운 은빛 마을. 그 곳. 부평리 강변에서 내렸다.

첫눈에 들어온 인제 부평리 북한강 상류의 아침은 인제사람들 만큼 맑고 눈부시게 희다.

강마다 은빛이 내린 풍경을 보러온 관광객들로 이미 꽉 찬 강변 주차장. 그 차들을 비집고 강변 한 쪽에 차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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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이 내린 겨울 빙어축제장 풍경을 보러온 관광객들로 이미 꽉 찬 강변 주차장. 사진=서정욱 기자
평일 미세먼지 경보가 울리는 서울 하늘과 달리, 인제 부평리 북한강변은 산소 같은 하얀 겨울바람이 목젖을 적신다.

강 둑 아래 보이는 눈덮인 은빛 강이 내 눈에 들어왔다. 나는 붐비는 수도권 관광객들 틈에 서서 먼저 부평리 강변의 겨울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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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 빙어축제장의 얼음조각집들. 사진=서정욱 기자
누군가 조각한 내 어릴 적 눈에 익은 기억의 풍경들이 얼음조각으로 꾸민 하나의 겨울동화 같은 아주 예쁜 겨울마을이다. 얼음조각 건물들 사이 한 노부부는 이곳 인제가 낳은 박인환 시인의 ‘목마와 숙녀’의 시를 떠올리며 강변 겨울얼음조각마을 골목길을 거닐고 있었고, 할아버지의 과거 삶을 모르는 신세대 아이들은 신기한 듯 인형 같은 작은 마을 골목 눈길을 뽀드득 뽀드득 밟고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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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케키를 파는 사람과 소녀. 사진=서정욱 기자
그런가하면 어떤 아들은 할아버지의 ‘아이스케키’의 추억이 담긴 얼음통을 메고 다니는 사람들 풍경에 신기해 하다가는, 다시 우체국 우체통 앞에서 아빠한테 보낼 편지라도 쓰고 싶은 눈빛으로 마냥 즐겁게 우체통 주변을 뛰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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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가족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인제빙어축제장. 사진=서정욱 기자
주말 토요일이라 그런지 가족단위의 관광객들이 이 작은 겨울마을을 북적인다.

그리고 또다른 한 켠, 하얀 눈이 뒤덮인 커다란 눈썰매장에는 모처럼 아파트만 꽉 찬 회색도시를 빠져나온 아이들의 기쁨의 탄성이 1월의 겨울하늘에 행복하게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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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 빙어축제장의 풍경. 사진=서정욱 기자
오후가 되면서 은빛 강바람이 꽁꽁 언 얼음강 위로 바람이 분다. 나는 이런 느낌들이 인위적으로 인간이 만든 공간이 아닌 자연과 조화롭게 어울리며 이 차가운 겨울을 보며 나는 ‘인간=자연’은 같다는 수학공식 같은 노자의 생각을 떠올렸다.

아마도 인제사람들 역시 그런 마음으로 빙어호의 겨울 빙어축제를 그들만의 느낌으로 창조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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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어도 낚고, 눈썰매도 즐기는 가족..."이게 행복이죠". 사진=서정욱 기자
인제 사람들은 부지런하다. 태백산맥 너머 동해의 바다에서 건져 올린 명태를 한 해 농사를 끝낸 밭마다 세운 단단한 통나무에 걸어 놓고 추운겨울바람을 기다린다.

이 때문에 도시사람들은 이곳 인제사람들이 북천강변 3km에 걸쳐 겨우내내 통나무에 걸어 말려 황태로 변신한 국을 끓인 따끈한 황태 국밥 한 그릇을 먹기 위해 이 곳을 더 그리워한다.

그런 풍경은 이곳 인제사람들에게서만 볼 수 있는 겨울풍경이다.

오늘 이곳 빙어호를 찾은 수도권의 많은 관광객들은 그런 촌스럽지만 구수한 겨울을 가족과 함께 보내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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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어튀김과 관광객들. 사진=서정욱 기자
그런 생각을 하며, 대형천막 사이 빙어튀김을 먹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았다

지글지글 끓는 기름에 튀겨지는 빙어를 먹는 사람들은 행복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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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어축제장의 실내 대형천막안에서 빙어튀김 등을 먹는 관광객들. 사진=서정욱 기자
그리고 이미 빙어낚시로 잡은 빙어를 초고추장에 찍어 겨울 고기 별미로 먹으며 모처럼 가족과 겨울동화 같은 행복을 담아가는 아이들, 그런가하면 숯불에서 토도독 익어가는 송어를 호호 불며 입에 넣는 외국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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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 빙어축제에서 송어를 낚아 올리며 즐거워 하는 관광객. 사진=서정욱 기자
이 모든 겨울추억을 굽는 풍경은 빙어호가 만든 ‘한편의 겨울동화’ 같은 추억꾸러미였다.

그런 겨울풍경을 보며 빙어낚시를 위해 빙어호로 들어가는 사람들 틈 사이를 걸어 빙어 낚시에 푹 빠진 얼음 강으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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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어축제장의 '빙어낚터'로 가는 모습. 사진=서정욱 기자
강원도에서 가장 먼저 강의 물고기를 소재로 겨울축제를 만든 인제사람들. 이 곳 사람들은 화천산천어축제보다 더 먼저 겨울강에 사는 빙어를 축제로 창조해냈다. 아무도 생각하지 않은 겨울강의 자연과 인간의 조화. 그런 생각을 창조해낸 인제 빙어축제는 인제사람들의 미래의 자산이다.

겨울 햇살이 얼음바닥으로 스미는 드넓은 북한강변에 끝없이 펼져진 은빛 얼음 강. 얼음낚시를 위해 뚫어 놓은 얼음 구멍 아래 투명한 얼음빛깔을 닮은 빙어들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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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빙어축제장의 빙어낚시터에서 빙어를 잡으로 모처람 행복한 주말을 보내는 가족들. 사진=서정욱 기자
그 빙어를 잡기 위해 가족들이 삼삼오오 둘러 앉아 빙어를 기다린다.

어느덧 하루의 오후가 무르익으면서 은빛 얼음 강 위에는 인간과 겨울고기들의 축제의 강이 되었다. 엄청난 주말 인파. 강변을 꽉 매운 차량들. 아마도 올겨울 이상기온으로 얼음이 얼지 않은데다가 겨울폭우까지 겹치면서 강원도 축제들이 모두 연기되는 슬픈 순환 속에서도 인제빙어축제만이 강원도 겨울다운 겨울축제를 열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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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어를 보러온 귀여운 인제 겨울강의 어린이. 사진=서정욱 기자
그래서 그런지 모처럼 서울에서 강원도로 오는 서울-양양고속도로와 44번 국도는 이곳 빙어축제를 찾는 관광객들로 인해 붐비는 도로가 되었다.

이때문에 더욱 의미있는 인제 부평리 겨울은, 겨울 추억을 만들려는 도시에서 온 가족과 연인들로 행복한 오후가 흘러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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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어축제장의 송어낚시를 즐기는 외국인들. 사진=서정욱 기자
그리고 또다른 낯선 땅에서 온 외국인들. 더운 나라에서 느끼지 못하는 강원도의 겨울맛을 인제 부평리 빙어호에서 맛보고 있었다.

그들은 빙어와 송어낚시를 하며 인제만이 만들어 내는 올 겨울 추억까지 낚어올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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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어를 잡아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과 이제 막 빙어낚시를 하는 소년. 사진=서정욱 기자
그렇게 빙어호에 하루가 저물어가는 저녁 무렵. 나는 뜨거운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오늘 하루 모두에게 즐거움과 겨울 추억을 만들어준 빙어호를 내려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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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무렵 빙어호 풍경. 사진=서정욱 기자
그리고 이런 겨울공간을 빙어호의 겨울축제로 만든 인제사람들에게 감사했다. 그들이 만든 이런 얼음조각으로 꾸민 눈덮인 동화마을 같은 공간이 있어 더 아름다운 빙어호. 그리고 자연이 만든 겨울강에서 가족과 함께 또다른 겨울추억을 만들어 돌아가는 아빠와 아이들. 그리고 저 멀리 동남아에서 강원도의 겨울강을 즐기러 온 관광객들을 보며 인제 빙어호의 겨울축제는 ‘강원도만의 진정한 겨울축제’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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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잡아 올린 싱싱한 인제 빙어호의 겨울물고기들. 사진=서정욱 기자
그리고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 올 겨울. 인제사람들이 창조한 빙어와 송어가 만든 겨울강의 아름다운 추억을, 일기장에 적을 만큼 소중한 추억으로 담아가길 바라며, 44번국도를 빠져나와 동홍천 I.C에서 서울로 가는 고속도로를 달렸다.

syi23@fnnews.com 서정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