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불교계와 자유한국당측에 따르면 지난 17일 조계종 사서실장과 중앙종회 의장 등 종단 대표스님 앞으로 황교안 한국당 대표(오른쪽) 명의의 육포선물이 배송됐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21대 총선을 3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집권여당과 제1야당이 잇따라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해찬 대표의 '장애인 비하' 발언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자유한국당은 해당 발언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또다시 장애인을 비하하는 2차 가해를 저지른데 이어 지난 17일엔 불교계 설 선물로 육포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불교계와 한국당에 따르면 해당 육포는 황교안 한국당 대표 명의로 조계종 사서실장과 조계종의 입법부 역할을 하는 중앙종회 의장 등 종단 대표스님 앞으로 배송됐다.
조계종은 수행자인 스님이 사찰에서 육식을 먹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하고 있다. 불교오계(五戒) 중 하나인 '불살생(살아있는 것을 죽이지 말라)'에 따른 것이다. 한국당 측에서는 조계종에 보낸 육포 선물을 뒤늦게 회수했다.
이에 이형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한국당이 불교계에 육포 보냈다가 뒤늦게 회수하는 촌극이 벌어졌다"면서 "한국당 헛 발질에 국민들도 황당하다"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은 이해찬 대표의 장애인 비하 발언으로 곤란을 겪었다. 이 대표는 지난 15일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 '씀'에 출연해 "선천적 장애인은 후천적 장애인 보다 의지가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한다"면서 "하지만 사고로 장애인이 된 분들은 원래 정상적으로 살던 것에 대한 꿈이 있어 의지가 강하다고 들었다"는 발언을 했다.
이는 장애를 얻기 전의 삶을 '정상적'인 것으로 규정하며 장애인을 '비정상'으로 폄훼한 것이다. 이 대표는 앞서도 장애인·이주여성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비하발언으로 수 차례 물의를 빚은 바 있다.
한국당 박용찬 대변인은 즉각 논평을 통해 "뼛속까지 장애인 비하가 몸에 밴 것"이라면서 "대한민국 장애인들에게 공개적으로 석고대죄하고 대표직을 내려놓는 것으로 책임지라"고 날을 세웠다.
하지만 정작 그 조차도 논평 말미에 "몸이 불편한 사람이 장애인이 아니다. 삐뚤어진 마음과 그릇된 생각을 가진 사람이야말로 장애인"이라며 장애인 비하 발언을 쏟아 냈다.
여야 당 지도부가 잇따라 논란을 일으키면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당무 조직의 역량 미달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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