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현장에서 사고를 당한 재재하청 노동자에 대해 원·하청, 재하청 업체 모두의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62단독(김수영 판사)은 A씨가 웨딩홀 운영업체 B사와 인테리어업체 C사, 인테리어업자 D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들은 함께 A씨에게 237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17년 4월 경북 포항시에 위치한 B사 소유의 웨딩홀 천장에 샹들리에를 설치하던 중 사다리에서 떨어져 흉추 골절 등의 부상을 입었다. A씨는 샹들리에 무게를 견디지 못한 앵커볼트와 고정플레이트가 빠지면서 추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B사는 웨딩홀 인테리어 디자인 공사를 추진하면서 C사에 하청을, C사는 이 중 조명공사만 떼어내 D씨에 재하청을 줬다. A씨는 D씨와 일용직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공사에 투입됐다.
이에 A씨는 원·하청업체 모두를 상대로 약 7700여만원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변론 과정에서 C사는 책임을 인정했으나 원청인 B사와 재하청업자인 D씨는 책임을 떠넘겼다.
그러나 법원은 피고 업체들 모두의 책임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우선 재판부는 원청인 B사에 대해 사고의 원인이 된 하자있는 앵커볼트의 점유자로서 A씨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봤다.
샹들리에 설치 업무는 수급 받지 않았다는 D씨의 주장에 대해서는 "해당 업무지시에 대해 D씨 측이 당시 이의를 제기했다거나 A씨의 산재신청 당시 이의를 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며 사용자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도 앵커볼트가 무게를 견딜 수 있는지 확인하지 않은 채 샹들리에를 설치하면서 스스로 안전을 도모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며 피고들의 책임을 60%로 제한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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