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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수출 14개월째 추락, 中 돌발변수가 더 걱정

한국 수출이 14개월 연속 추락했다.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지만 결국 실패했다. 지금 전 세계를 덮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파급력을 보면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신종 코로나가 가져올 중국 경제침체, 이로 인한 한국 수출 비상상황을 쉽게 생각해선 안될 일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6.1% 감소한 433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14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한국 수출은 2018년 12월 이후 줄곧 역주행해왔다. 2015년1월부터 2016년 7월까지 19개월 연속 줄어든 이후 지금이 최장 하강국면이다.

물론 긍정적 신호가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설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를 배제한 하루 평균 수출은 4.8% 늘어나 14개월 만에 처음 상승한 것으로 정부는 계산했다. 주요 20대 품목 중 반도체 수출감소율은 3.4%로 2018년 12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물량은 전체로 보면 10.0% 감소했지만 하루 평균은 0.4% 증가했다.

미약하나마 수출회복 기대감을 가져볼 수 있는 시점에 갑작스러운 바이러스 대형 악재를 맞닥뜨린 건 뼈아픈 대목이긴 하다. 하지만 이미 신종 코로나로 전 세계 경제가 다 함께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한발 앞선 대응책 말고는 방법이 없다. 이런 면에서 후베이성 수출 비중이 0.3%에 불과해 당장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식의 정부 판단은 안일하다.

중국 정부 싱크탱크인 중국사회과학원은 최근 중국 1·4분기 성장률을 이전 전망치보다 1%포인트 더 떨어진 4%대로 예상했다. 2002∼2003년 사스 때보다 더 치명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 전망도 신종 코로나가 이달 중순 절정에 달했다가 3월에 끝날 것이라는 시나리오에 따른 것이어서 중국 경제는 더 침체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 수출이 전체 4분의 1을 차지하는 우리 산업구조로 이 같은 여파를 어떻게 감당할지 우리 정부의 비상한 각오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번 기회에 대외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주력산업 재편도 적극 논의해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