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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실험 '준법감시위'..."'진정성'이 이재용 운명 가를 것"

삼성의 실험 '준법감시위'..."'진정성'이 이재용 운명 가를 것"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삼성준법감시위원회'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별검사팀은 삼성의 준법감시위가 '뇌물 사건'과 연관성이 없다면서 전문 심리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재판부가 준법감시위에 대한 전문 심리 절차를 진행하기로 한 만큼 준법감시위의 '진정성'이 얼마나 검증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전문 심리 절차 과정에서 준법감시위의 진정성이 입증되는 정도에 따라 이 부회장의 양형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특검 vs. 변호인, 공방 이어질 듯
5일 법조계 및 재계에 따르면 전날 공식 출범한 준범감시위는 이날 서초동에서 첫 회의를 진행했다.

준법감시위의 시작이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과 연관성이 없지 않은 만큼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준법감시위는 국민들의 공감대를 얻어낼 만한 신뢰가 가는 '실효성'을 입증해 내야 한다.

앞서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는 "준법감시위가 실질적으로 운영돼야 양형 조건으로 고려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정치 권력으로부터 또 다시 뇌물 요구를 받더라도 응하지 않을 그룹 차원의 답을 가져오라"면서 준법감시위에 기대하는 역할을 암시하기도 했다.

준법감시위가 공식 출범한 만큼 당장 오는 14일 예정된 이 부회장의 재판에서는 특검과 변호인 측의 준법감시위를 둘러싼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전문성을 요하는 사건을 심리할 때 활용되는 전문심리위원 제도를 이 부회장의 뇌물 사건에 적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반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특검과 변호인 간 다툼에 있어 가장 큰 쟁점은 준법감시위의 실효성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준법감시위가 공정성과 전문성 등을 갖추고 제대로 운영될 수 있을지가 쟁점이다.

우선 김지형 전 대법관이 위원장을 맡은 준법감시위는 6인의 외부위원에 대해 삼성의 관여 없이 김 위원장의 판단으로 참여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관건은 단기간의 '실효성' 입증
외부위원들의 이력을 감안할 때 공정성에 대해 어느 정도 지켜볼 만한 여지가 있다는 평가가 있지만, 여전히 기업 스스로 준법 감시에 제대로 이뤄질 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품는 시각이 많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기업이 스스로 나서 준법 감시에 나선 사례는 없어 감시를 어느 수준까지 할 지, 제재 방식은 어떻게 될 지 등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은 현재 이 부회장의 뇌물 혐의에 대한 재판 외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승계 의혹에 대해 검찰 조사를 받고 있어, 스스로 준법감시를 받겠다고 나선 것은 그 자체가 진일보하단 평가다.

다만 이 같은 상황에서 준법감시위를 가동한 삼성의 기저에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지고갈 '오너리스크'가 더 위험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준법감시위는 우선은 자체적으로 협약을 맺어 참여를 동의한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화재 등 7개사에 대해 상시적인 감사 활동을 펼친다. 문제가 되는 사건에 대해 자체적인 진상조사와 제재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이후에도 시정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일반 대중에 공개되는 홈페이지에 해당 과실을 공개적으로 알린다는 방침이다.

#이재용 #삼성준법감시위 #파기환송심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