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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장에 권광석 낙점…"조직 위기, 안정화 주력"

우리금융, 권광석 새마을금고 신용공제 대표 내정 투자 업무 전문성, 다방면 인적 네트워크 등 '강점' 손태승 회장 측근 유력 후보 제치고 '다크호스'로 DLF, 라임 사태 등으로 흔들린 조직 안정화 과제

우리은행장에 권광석 낙점…"조직 위기, 안정화 주력"
(출처=뉴시스/NEWSIS)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조직이 그야말로 위기 상황입니다. 안정화 작업이 최우선 과제가 되겠죠." 차기 우리은행장에 내정된 권광석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는 11일 뉴시스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등으로 흔들린 조직을 추스르고 고객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권 내정자는 "위기에 빠진 조직을 되돌려놓는게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쉽지 않겠지만 하나둘씩 풀어가겠다"고 말했다. 권 내정자가 차기 행장으로 낙점된 것도 DLF와 라임 사태 등 잇따른 논란에 휩싸인 우리은행을 구할 적임자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금융그룹은 11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로 권 대표를 추천했다고 밝혔다. 다음달 24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의결을 거치면 최종 행장으로 선임된다. 권 내정자는 우리금융이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1년간 유지해온 회장과 행장직을 분리키로 한 뒤 처음으로 선출된 행장이다. 정통 '은행맨' 출신으로 은행 투자업무와 조직 관리 등 다방면으로 경력을 쌓고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어 금융권에서 영향력이 크다는 평가다.

풍부한 IB(기업투자) 업무와 해외 IR(기업설명회) 경험은 그의 강점으로 꼽힌다. 은행 기업투자금융(CIB)과 글로벌 전략 추진에 있어 적임자라는 평가다. 조직 안정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설명이다. 권 내정자는 면접 당시 중심 경영을 통한 신뢰 회복, 내실 경영, 위험가중자산 관리, 경영 효율화 전략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흔들린 조직을 다잡고,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작업에 빠르게 착수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은 상황이다.

임추위는 "우리금융지주 설립 후 처음으로 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하여 운영하는 상황에서 지주사와 은행간 원활한 소통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며 "은행의 조직 안정화와 고객 중심 영업을 바탕으로 뛰어난 성과를 창출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인적 네트워크를 보유한 권 내정자가 금감원과의 얽히고 설킨 갈등을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은행장에 권광석 낙점…"조직 위기, 안정화 주력"
(출처=뉴시스/NEWSIS)

이번 행장 선임은 '세대 교체'에 무게가 실린 선택으로도 해석된다. 권 내정자는 1963년생으로 다른 행장 후보들 중 가장 젊다. 조직을 추스른 다음에 우리은행의 강력한 변화와 혁신을 위해서는 세대교체가 필요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상업은행 출신인 권 내정자가 행장으로 낙점되면서 한일·상업은행 출신 인사가 행장을 번갈아 맡던 관례도 그대로 이어졌다.

우리은행장 선임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임추위는 지난해 12월 회장-행장직 분리를 결정하고 행장 선임 작업에 속도를 냈지만 손 회장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DLF 사태에 따른 중징계(문책 경고) 결정으로 절차를 한 때 중단하기도 했다. 행장 선임 작업이 재개된 건 우리금융 이사회가 사실상 손 회장의 연임에 힘을 실은 뒤 부터다. 지난 6일 우리금융 이사회는 긴급 간담회를 통해 "손 회장에 대한 제재가 아직 통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절차와 일정을 변경할 이유가 없다"며 당분간 손 회장 체제를 유지키로 결정한 바 있다.

우리금융 임추위는 손 회장의 최측근이자 당초 유력 행장 후보로 거론되던 김정기 우리은행 영업지원부문장 대신 권 후보자를 최종 선택했다. 지주 회장과의 호흡도 중요하지만 조직 안정화 작업 등이 더 시급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행장 선임을 발판으로 우리금융은 손 회장과 권 내정자 중심의 경영 체제를 강화하는 데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권 내정자는 우선 조직 안정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은행 영업력 회복 등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우리금융 임추위는 자회사 6곳에 대한 대표이사 후보 추천도 실시했다. 우리종금 대표이사에 김종득 현 우리은행 자금시장그룹 집행부행장보, 우리신용정보 대표이사에 조수형 현 우리은행 소비자브랜드그룹 집행부행장보, 우리펀드서비스에 고영배 현 우리은행 신탁연금그룹 상무가 신규 선임됐다. 우리카드 정원재 대표이사와 우리FIS 이동연 대표이사, 우리금융연구소 최광해 대표이사는 연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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