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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새 우리은행장 권광석 "멸사봉공 정신으로 조직 안정"

[인터뷰]새 우리은행장 권광석 "멸사봉공 정신으로 조직 안정"
권광석 우리은행장 내정자가 12일 서울 강남구 새마을금고중앙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2020.2.12 © 뉴스1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김승준 기자 = 새 우리은행장에 내정된 권광석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가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등으로 어수선한 조직 분위기와 직원들의 불안을 추스르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멸사봉공(滅私奉公·개인의 욕심을 버리고 나라와 공의를 위해 힘쓰겠다는 의미)'의 정신으로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 말했다.

전날(11일) 예상을 깨고 새 우리은행장에 낙점된 권 내정자는 12일 서울 강남구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조직을 추스르는 것이다. 내부적 단속, 전략적 준비도 해야겠지만 우선 직원의 마음을 사야 한다. 현장 방문 등을 통해 소통하겠다"고 했다.

권 내정자는 "은행의 삼각축은 내부통제시스템-고객신뢰-조직이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겸 행장이 시스템을 리빌드하고 있다. 손 회장을 잘 모시고 경영철학을 받들어 리모델링하겠다"고 말했다.

감독당국의 충고도 겸허히 수용해 공감대를 얻어나가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런 입장이 손태승 회장에 대한 금감원의 중징계(문책경고)를 수용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손 회장은 오는 3월초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 통지서를 받으면 곧바로 행정소송을 제기해 징계 효력을 늦춘 뒤 3월 24일 주주총회에서 연임을 강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 내정자는 "2년간 은행 밖에 있어 현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게 저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며 "객관적인 입장에 있기 때문에 감독당국의 충고를 받아들이고 이를 참고하겠다"고 했다.

다음은 권 내정자와의 일문일답.

-DLF 사태 등으로 인한 고객 신뢰 회복방안은?
▶고객 신뢰는 쌓기는 어려운 데 잃기는 금방이다. 금리를 더 준다고 신뢰가 생기는 게 아니다. 고객과 직접 만나는 직원들이 진심을 다해 고객에게 이득이 되는 행동을 하고 마음을 사야 신뢰가 생긴다. 지금 직원들이 불안정하고 자신감이 결여된 상태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조직을 추스르는 것이다.

-취임 후 경영방침?
▶DLF 사태와 라임 사태 등으로 직원간에도 상호 불신이 생겼다. 영업점 PB는 전력투구해서 상품을 팔라고 본사로부터 이야기를 들었는데, 문제가 되니 너희가 상품을 선정하고 설명을 잘했으면 괜찮았을 거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또 한 쪽에서는 영업점에 불완전판매를 이야기하면서 상호불신이 생겼다. 내부적 단속, 전략적 준비도 해야겠지만, 직원의 마음을 사야 한다. 현장 방문 같은 소통을 통해서 직원들의 마음을 얻겠다.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는?
▶88 올림픽때 우리은행에 입사해 만 30년을 다녔다. DLS, DLF, 비밀번호 논란은 내가 있을 때 있었던 일이 아니라 잘 모르지만, 안타까웠다. 은행의 삼각축은 내부통제시스템-고객신뢰-조직이다. 은행 시스템은 손 회장이 리빌드하고 있다. 손 회장을 잘 모시고 경영철학을 받들어 리모델링하겠다.

-감독당국과의 관계는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2년간 은행 밖에 있다가 돌아가는 저는 은행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큰 장점이 있다. 우리은행은 현재 루틴하게 돌아가는 상황이 아닌 위기상황이다. 선임 과정에서도 변화를 추구하는 사람이 좋겠다는 선택이 반영된 것 같다. 감독당국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공감대를 얻어나가겠다.

-겸허는 (손 회장에 대한 중징계도) 받아들이겠다는 말인지?
▶DLF 사태에 대한 감독당국의 결과 수용에 대한 겸허의 의미는 아니다. 조심스럽지만 감독당국이 DLF 관련 조언을 해주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는 뜻이다.

-우리은행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 계획인가?
▶저는 일종의 마에스트로로 지휘하는 사람이다. 국내 영업 부문은 전문가 풀이 충분히 구성돼있다. 그분들에게 충분히 권한과 책임을 주겠다. 큰 전략은 4가지다. 플랫폼 비즈니스, 핀테크, 글로벌, WM(Wealth Management).

-손 회장과의 관계는 어떤지?
▶손 회장은 직속 보스였다. 글로벌 그룹 내 IB부문에서 일할 때 손 회장과 해외 IR을 같이 다녔다.
이광구 전 행장과 함께 셋이서 IR을 다닌 적도 있었다. 손 회장과의 관계 나쁘지 않다. 손 회장의 지원이 없었으면 여기까지 오지도 못했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