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E PHOTO: The exterior of The Department of Chemistry and Chemical Biology at Harvard University. The head of the department, Dr. Charles Lieber, is charged with lying to the federal authorities in connection with aiding China, at Harvard University in Cambridge, Massachusetts, U.S. January 30, 2020. REUTERS/Katherine Taylor/File Photo /REUTERS/뉴스1 /사진=
[파이낸셜뉴스] 미국 교육부가 자국에 적대적인 중국과 러시아, 이란 등 해외 정부로부터 자금을 지원받고도 신고하지 않은 아이비리그의 대학교들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 국가들이 연구비 지원을 매개로 아이비리그 대학의 연구 성과 및 신기술, 지식재산권을 선점하려는 시도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미 교육부는 최근 미국의 대학들이 해외 정부로 받은 최소 65억달러 규모의 지원금 내역이 누락된 것을 확인하고 하버드 대학교와 예일 대학교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두 대학교는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전날인 11일 하버드대에 서한을 보내 중국, 카타르, 러시아, 사우디, 이란 정부가 개입된 기증품 및 계약에 대한 기록을 요청했다. 또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ZTE, 러시아의 카스퍼스키연구소와 스콜코보재단, 이란의 알라비재단 등에 대한 기록도 요구했다. 특히 예일대에게는 지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그들이 제출한 서류에서 3억7500만달러의 지원금 수신 내역 중 출처가 불분명하다며 이에 대한 기록 또한 다시 송부할 것을 요청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6월부터 아이비리그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으며 하버드와 예일대에 대한 조사는 조지타운대와 코넬대,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등에 이어 7~8번째 조사라고 전했다.
미국의 법률상 미국 내 대학들은 외국 정부와 기업, 연구기관 등 해외 관계자들과 맺는 25만달러 이상의 모든 계약에 대해 상세 내역을 행정부에 보고해야 한다. WSJ는 수십년 전부터 이 법령은 존재해왔지만 교육부가 이에 대한 소명을 최근들어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교육부 관계자는 "외국 자본이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대학들에게 주기적으로 투입되고 있음을 발견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자본이 대학들의 등록금을 줄이는데 쓰이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조사에 본격 착수하게 된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교육부는 중국이 천만인재양성 계획 등 정부 중심의 인재 육성 프로그램에 미국의 대학들을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교육부의 강력 조사 방침에 하버드대와 예일대는 협조할 방침이라고 밝혔지만 몇몇 대학 관계자들은 "대학에 외국 자본 및 인력의 참여에 대해 미국 정부 국가 안보 우려를 내세워 지나치게 개입하려 하고 있다"며 "기밀이 아닌 학문에 대한 어떠한 제한을 두어선 안된다"고 입을 모았다. 그들은 심지어 중국이 참여한 초국적 학제간 융합 연구에 대해서도 그것이 인류의 과학적 발견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정부의 간섭 없이 계속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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