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64)에게 채용과 금품을 요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프리랜서 기자 김웅씨(50)가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박용근 판사)은 14일 공갈미수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 대한 1차 공판을 진행했다.
김씨는 지난 2018년 8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손 대표에게 '과거 차량 사고를 기사화하겠다' '폭행 혐의로 고소하겠다'며 채용과 금품은 요구했으나 손 대표가 불응해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이날 김씨 변호인은 "손 대표에게 문자와 카카오톡, 이메일 등을 보낸 사실을 인정한다"면서도 "공갈과 협박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어 "이 사건의 공소사실은 피고인의 메시지와 발언 중 일부만 발췌해 왜곡했다"며 "전체 대화 내용을 확인해보면 피고인이 손 대표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씨 측은 손 대표에게 2억4000만원의 금품을 요구하며 협박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폭행 사건을 형사사건화하고 접촉사건을 기사화할 것 같은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라며 "피해자와 만난 자리에서 사건을 기사화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손사장이 사과하지 않고 폭행을 부인하면서 용역을 주겠다고 제안하자 진정성 있게 사과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또 당시 손 대표에게는 채용권한이 없었다며 공갈미수가 성립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피해자는 2017년 대표로 취임하기 전까지 보도담당 사장이라는 부분 사장이었기 때문에 JTBC 채용에 대한 권한이 없었다"며 "손 대표는 피고인에게 채용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오너가 있는 방송사 특성상 마음대로 채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공갈의 상대방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1차 공판을 마친 후 취재진에게 "손석희 사장을 취재하려 했던 행위에 다른 의도가 있지 않았다"면서 "성역없이 취재하고 보도하겠다는 제 저널리즘에 입각한 것이지 어떠한 해악의 고지가 아니었음을 입증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언론인인 손석희가 재직 중인 회사에 찾아가서 취재를 빌미로 채용을 제안한다는 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내가 모르겠나"라며 "채용과 관련한 제안은 손 사장이 먼저 했다.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씨의 다음 공판기일은 3월 25일 열릴 예정이다. 검찰은 손 대표를 증인으로 신청하기로 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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