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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억 빼돌려 개미들 울린 '기업 사냥꾼 일당'.. 1심 '징역 8년'

500억 빼돌려 개미들 울린 '기업 사냥꾼 일당'.. 1심 '징역 8년'

[파이낸셜뉴스] 무자본으로 코스닥 상장업체를 인수합병(M&A)한 뒤 회사자금 500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기업 사냥꾼' 일당이 1심에서 징역형 등을 받았다. 주범이자 업체 실소유주 1명은 징역 8년의 중형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부(정문성 부장판사)는 14일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코스닥 상장회사 지와이커머스 실소유주 이모씨 등 경영진 6명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이씨에게 징역 8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됐던 경영진 중 대표이사와 부사장에 대해서는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 사장에 대해서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각각 선고했다. 또 이들의 지시를 받아 업무를 수행한 2명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금액이 약 480억원에 이르고 범행수법도 지능적이며 약 1년간 반복적으로 이뤄져 범행 죄질이 나쁘다"며 "피해가 거의 회복되지 않았고 상장폐지심사를 통해 결국 대량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또 이들은 수사가 시작되자 회계 관련자료를 폐기해 수사를 방해하기도 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씨의 경우 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한 사주로서 범행을 계획하고 경영진들에게 이를 지시해 범행을 주도했음에도 범행을 부인하고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고 있다"며 "이전에도 특경법상 횡령으로 징역4년을 받은 전력이 있다"고 양형사유를 설명했다.

이들은 지난 2017년 8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지와이커머스 보유 자금 약 500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지와이커머스는 기업간 전자상거래(B2B) 등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로 2016년에는 매출 276억원으로 업계 1~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조사결과 이씨는 2017년 4월 지와이커머스를 무자본으로 인수한 뒤 자신의 처남을 사장으로, 조카를 이사로 세우는 등 친·인척과 친지들을 임원으로 세워 회사를 장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거액의 회사 자금을 페이퍼컴퍼니에 대여를 가장하는 등의 방법으로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씨 등이 지난 2011년에도 같은 수법으로 수백억원대 회사자금을 빼돌려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했다.

이씨 등은 스스로 수억원대 연봉을 책정해 중복 지급을 받거나, 회사 명의로 최고급 차량을 리스해 사용하고 법인카드로 유흥업소를 드나든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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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a@fnnews.com 박지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