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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국민의당' 호남 3당 다시 뭉쳤지만…정치적 파급력은 '글쎄'

호남 기반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 17일 합당
3당 대표가 공동대표, 손학규 상임대표 체제
천신만고 끝에 통합열차는 출발했지만 파급력 미미 관측
통합 명분 떨어지고 호남에선 민주당 지지율 높아

'옛 국민의당' 호남 3당 다시 뭉쳤지만…정치적 파급력은 '글쎄'
박주현 민주평화당 통합추진위원장(왼쪽부터), 박주선 바른미래당 대통합추진위원장, 유성엽 대안신당 통합추진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박주선 의원실 앞에서 합당 합의문을 발표하고 있다.바른미래당과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은 17일 합당하며 당명은 민주통합당으로 한다고 밝혔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호남에 기반을 둔 옛 국민의당 계열인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이 오는 17일 합당한다. 당명은 '민주통합당'으로 확정했다. 이견 차가 컸던 지도체제는 3당 대표가 공동대표를 맡고, 최연장자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상임대표를 맡는 것으로 합의됐다.

총선을 두 달 앞두고 천신만고 끝에 호남 3당이 통합열차를 출발시키는데 성공했지만 통합 명분이 국민들에게 큰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는데다 최근 호남 지역 민심이 더불어민주당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는 점에서 선거에서 큰 파급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높다.

3당 통합추진위원장을 맡은 바른미래당 박주선·대안신당 유성엽·평화당 박주현 의원은 14일 오후 통합 협상 후 이같은 내용이 담긴 합당 합의문을 발표했다. 각 당은 당내 추인을 거쳐 합의안을 확정키로 했다.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손학규·최경환·정동영 공동대표 체제로 꾸려진다. 최고위원은 각 당에서 한 명씩 추천한다.

상임대표는 공동대표 중 연장자인 손 대표가 맡는다.

다만, 민주통합당 대표 임기는 오는 28일 종료되는 것으로 합의했다. 대표 임기 종료 즉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한다.

과거 당내 계파갈등에도 대표직을 내놓지 않고 버틴 손 대표를 의식한듯 이같은 안은 당헌 부칙에 명시하기로 했다.

민주통합당은 통합 즉시 당의 강령에 동의하는 청년미래세대, 소상공인협회 등과 통합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민주통합당 의석 수는 바른미래당(17석), 대안신당(7석), 평화당(4석)을 합쳐 총 28석으로 늘어나 교섭단체 지위(원내 20석 이상)를 얻는다. 하지만 바른미래당 내 안철수계(7석)와 당권파(2석)의 탈당 가능성이 높아 통합 직후 다시 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할 수 있다.

손 대표의 '2선 후퇴' 논란에도 간신히 통합에는 합의했지만 선거를 겨냥한 명분없는 통합 아니냐는 목소리는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 지난해 8월 계파갈등 끝에 평화당을 집단 탈당한 대안신당 소속 의원들이 6개월 만에 스스로 다시 평화당과 손을 잡는 모양새가 연출된데다 바른미래당 또한 당내 사퇴 요구에 직면하며 궁지에 몰린 손 대표가 이를 모면하기 위해 통합 카드를 꺼낸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두 달 앞으로 다가온 21대 총선에서 바람을 일으킬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도 높다.
이들의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 민심이 4년 전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에 몰표를 줬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민주당에 대한 지지율이 60%를 육박하고 있어서다.

당명을 민주통합당으로 정한 것과 관련해서 향후 민주당과의 통합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민주통합당은 민주당의 옛 당명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대 대선에서 민주통합당 후보로 출마하기도 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