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

내부통제 개선 모색 금융권...글로벌 스탠다드 벤치마킹

경영진 통제 더해 이사회 통제 이뤄지는 글로벌 은행 3선 방어체계 모범 
은행장 주관 운영리스크위원회 회의체...신상품 개발 및 판매 심도깊게 심의 
은행 이사 및 집행간부 적격성 심사제도 주목 

내부통제 개선 모색 금융권...글로벌 스탠다드 벤치마킹
[파이낸셜뉴스]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이후 국내 금융권은 글로벌 스탠다드(국제 규범)를 벤치마킹해 내부통제 개선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여기엔 내부통제에서의 이사회 역할 확대와 상품위원회 심의절차 강화, 이사와 집행간부들에 대한 적격성 심사 등이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상반기 중 이사회 내부에 전 계열사의 내부통제 기능을 관리하는 콘트롤타워를 설립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전 계열사의 내부통제 관리 감독 기능을 이사회 한 곳에 모으고 지주사를 비롯한 그룹사 전체가 협업하는 매트릭스 체제로 운영될 것"이라고 전했다.향후 계열사에서 발생할 수 있는 내부통제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지주사 차원에서 관리 감독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이사회 내에 내부통제시스템 평가와 개선을 담당하는 감사위원회와 별도 소위원회를 만드는 건 국내 금융지주에선 처음이다. 이는 글로벌 은행의 '3선 방어체계'를 일부 벤치마킹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은행들은 3단계에 걸친 리스크관리 시스템을 마련, 시행하고 있다. 1단계는 경영진 및 직속부서의 통제, 2단계는 리스크통제 및 준법부서의 통제, 3단계는 이사회와 감사위원회의 통제가 이뤄진다. 여기에 회계법인과 감독기관의 외부통제가 더해져 전체적인 지배구조가 완성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일부 은행에선 판매상품 선정 등을 하는 상품위원회 심의절차의 강화 일환으로, 심의절차를 기존 3단계에서 '투자상품협의체' 신설을 포함한 4단계로 확대,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역시 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 은행 등 글로벌 은행의 선진 시스템을 일부 벤치마킹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은행에선 은행장이 주관하는 '운영리스크위원회 회의체'를 상시 운영하는데, 여기에서 신상품 개발 및 판매 등과 관련한 심의가 심도 깊게 이뤄진다. 금융권 관계자는 "글로벌 은행들은 이미 내부통제 관리가 운영리스크 관리라는 광의적인 개념의 리스크 관리로 진화·발전됐다"며 "이 같은 시스템을 갖춘 글로벌 은행에선 DLF와 같은 손실 가능성이 큰 상품이 초반부터 걸러졌을 것"이라고 전했다.

더 나아가 국내 금융권에선 선진국의 은행 이사 및 집행간부에 대한 적격성 심사제도도 주목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의 경우 은행 이사 및 집행간부를 신규로 선임하고자 하는 경우 감독기관에 사전심사 신청을 해 승인을 받은 후 임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주주총회 종료 후 은행 임원에 대한 적격성 확인 결과를 감독원장에게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진국의 사전심사는 면담, 전화통화, 그리고 담당검사역 및 은행 경영분석역에게 검토의견 제출을 요청해 심사에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고, 외부기관을 통한 배경조사도 제도화돼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배경조사를 위해 FBI, 세무당국, 신용정보회사, FinCen 등 9개 기관에 대한 조회를 실시, 형사처벌 여부와 신용정보 등 배제요소를 조사해 심사한다"며 "향후 국내 금융권의 내부통제 절차에서 이사진 등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들에 대한 적격성 심사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