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비금융정보로 CB·컨설팅 사업 진출
저축은행, CSS 고도화로 리스크 줄이고 고객층 늘려
[파이낸셜뉴스] 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로 카드사,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고객의 통신비·공과금·이동 동선·생활 습관 등 비금융정보를 활용한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신한카드는 ‘마이크레딧’ 서비스로 기존에 지주 내 계열사와만 정보를 공유하던 것을 넘어 다른 은행 등 금융업체와도 거래 계약을 맺었다. 마이크레딧은 가맹점 매출 규모 등 금융정보에 각종 비금융정보를 더해 개인사업자의 신용을 평가하는 서비스다. 신한카드는 카드사 중 가장 먼저 신용평가(CB) 사업에 진출한 만큼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KB국민·현대·BC·롯데·우리·하나카드 등도 CB사업을 준비하고 있거나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다. CB사업은 비금융정보를 활용한 카드사의 대표 신사업이다. 카드 수수료 수익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가운데 카드사들이 CB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기존 고객의 금융정보에 통신비·공과금 이동 동선 등 비금융정보까지 더해 신용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해당 사업 영역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카드사들은 비금융정보를 활용한 컨설팅 서비스에도 힘 쓸 계획이다. 금융정보와 비금융정보를 조합해 프랜차이즈 회사 등에 어느 곳에 점포를 열지 등을 추천해주는 방식이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카드사와 다른 업종의 데이터를 결합해 창업이나 각종 상품 마케팅 전략을 고민하는 업체에 컨설팅 사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업계도 비금융정보 활용해 자체 신용평가시스템(CSS)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대출 연체 위험률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신 파일러(Thin Filer)’를 새 고객으로 발굴해 낼 수 있다.
신 파일러란 ‘Thin(얇은)’과 ‘File(서류뭉치)’의 합성어로 금융거래가 없어 관련 서류가 얇은 상태의 사람을 뜻한다. 소득이 없는 청년이나 은퇴한 노년층 등이 이에 해당한다. 기존 신용평가는 고객의 소득, 부채, 연체기록 등 금융정보 위주로 이뤄져 불완전하다는 업계의 지적이 있었다.
앞으로는 부동산 자산 뿐 아니라 SNS 게시글에서 맞춤법 정확도, 서비스 이용시 약관을 얼마나 오래 읽는지 등의 비금융정보도 신용평가 요소가 될 수 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일반 은행과 달리 신용등급이 낮은 고객이 많아 신용을 정확히 분석해야만 리스크 관리를 제대로 할 수 있다”며 “비금융정보까지 고려하면 금융정보로만 신용평가를 할 때보다 신용등급이 올라가는 고객도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각종 비금융정보를 활용해 신 파일러를 고객화한다면 기존에 대출을 받을 수 없던 고객도 대출이 가능해 질 수 있다"며 "CSS 고도화는 저축은행의 고객층을 늘리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ing@fnnews.com 이용안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