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음원수익 배분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사업자도 알고 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총대 메고 나서지 않는다."(음원사업자 A씨)
반복되는 음원 사재기 논란의 원인으로 음원수익 배분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음원사업자는 A씨 말처럼 알고 있지만 '뒷짐'을 지고 있다.
현재 국내의 대다수 음원수익 배분은 '비례 배분제(pro-rata)' 방식으로 정산된다. 먼저 이용자가 멜론, 지니뮤직, 플로 등 음원서비스에 지출한 총 금액을 전체 이용자 총 재생수로 나눈다. 여기서 1곡 재생당 저작권료, 이른바 '곡당 단가'가 산정된다. 이 곡당 단가에 음원 재생수를 곱해 각 저작권자에게 배분한다.
이 정산방식의 문제는 이용자가 내는 비용이 이용자가 실제로 듣고 있는 음원에 가지 않을 확률이 높다는 데 있다. 실제 차트 상위권에 있는 특정 음원에 저작권료가 더 많이 돌아가는 구조다. 이를테면 이용자가 전체 음원 재생수 중 3%에 해당하는 음원서비스에서 클래식 음악을 듣는다면 이 이용자가 낸 비용의 97%는 전혀 다른 음악에 지불된다.
이는 결국 국내 음원 사재기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된다. 음원수익 배분 방식이 변하지 않으면 차트에 오래 머물기 위한 사재기 유혹을 끊어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이 같은 음원수익 배분 방식이 지속되면 창작 생태계에 쏠림현상이 생기고, 이용자 역시 비합리적 배분 방식에 불만을 품을 수밖에 없다.
음원수익 배분 방식에 대안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이용자가 들은 음악에 이용료가 전달되는 '이용자 중심'으로 정산 방식을 바꾸면 된다. 이용자별 음원사이트 이용료를 월별 재생수로 나누고, 곡당 단가를 산정한 뒤 해당 음원을 재생한 횟수를 곱하면 된다. 이 경우 이용자가 들은 음원 이용료가 저작권자에게 오롯이 지급된다. 방식도 합리적이고, 창작 생태계도 건강해진다.
프랑스 음원 서비스 플랫폼 디저(Deezer)는 올해 상반기 내로 이용자 중심으로 정산 방식을 바꾸겠다고 밝히는 등 해외에서는 변화가 일고 있다. 하지만 국내 사업자는 아직 움직임이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내에서는 음원 유통사업자와 음원서비스 사업자가 사실상 동일해 움직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즉, 사업자의 근본적인 해결 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정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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