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DC(질병예방통제센터)는 웹사이트를 통해 "코로나19 등 호흡기 질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안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사진=CDC 홈페이지 캡처
[파이낸셜뉴스] 시민들의 의료용 마스크 구하기 행렬이 여전히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에서 "미국 정부는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지 않고 있다"고 발언해 관심이 쏠린다. 일부 공무원들도 '마스크를 다 쓸 필요는 없다'는 소신을 밝히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마스크 부족 현상으로 필요성에 대해 말을 바꾼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美 CDC "마스크 착용 권장 안해"
4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미국 CDC(질병예방통제센터)와 WHO(세계보건기구)는 실제로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지 않고 있었다.
CDC는 웹사이트 내 '예방·치료법' 페이지를 통해 "코로나19 등 호흡기 질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안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그러면서 "유증상자는 다른 사람에게 전파를 막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며, 마스크 사용은 의료계 종사자나 간호 중인 사람들에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WHO(세계보건기구)도 의료용 마스크가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WHO는 웹사이트를 통해 "무분별한 마스크 착용은 손의 위생 등과 같은 필수 조치를 무시할 우려가 있다"며 "일부 국가에서는 지역 문화 습관에 따라 마스크를 착용할 수 있다"고 필요성을 제한했다.
전문가들도 일상 생활에서의 마스크 착용이 필수는 아니라고 말했다.
김성란 대한감염관리간호사회장은 이달 초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 경로)는 비말(침방울)이고, 일반 마스크를 착용해도 된다"고 전했다. 김남중 서울대학교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비말을 통한 전파를 막는 거라 일반인은 일반 마스크를 써도 감염 예방에 충분하다"고 했다.
WHO는 '코로나19 기본 예방법'이라는 이름의 페이지 최상단에 '비누나 알콜이 들어간 세정제를 이용해 자주 손을 씻을 것'을 주문했다./사진=WHO 유튜브
■"공기전파 가능성 매우 제한적"
마스크가 코로나19 예방에 필수가 아니라는 것은 전문가들이 바이러스의 에어로졸(공기전파) 가능성이 상당히 낮으며, 비말을 통해 주로 전파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보건당국인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코로나19가) 에어로졸을 통한 전파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이는 상대적으로 밀폐된 환경에서, 고농도의 에어로졸에 노출된 상황이었다고 당국은 덧붙였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도 "현재까지 모든 전문가의 의견은 지역사회에서 공기 전파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며, 질본 의견도 그렇다"며 병원 내 호흡기 시술 등 제한적 환경에서만 에어로졸이 발생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WHO와 CDC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손 씻기'라고 강조했다. WHO는 '코로나19 기본 예방법'이라는 이름의 페이지 최상단에 '비누나 알콜을 이용해 자주 손을 씻을 것'을 주문했다. CDC는 '코를 풀거나 기침, 재채기를 한 후 최소 20초 동안 비누와 물로 손을 자주 씻어야 한다'고 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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