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정부가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가족돌봄휴가 장려 등 다양한 카드를 꺼냈지만 일부 업종은 지원의 사각지대에 있다. 특히 가장 형편이 어려운 5인 미만 사업장, 학습지 방문교사 등의 피해가 크다. '착한 임대인'을 위해 정부가 지원 카드를 꺼냈지만 실제 영세한 자영업자가 아닌 돈 많은 임대인에게 지원이 몰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8일 노동계 등에 따르면 학습지 교사, 대리운전,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등은 코로나19 지원대책에도 불구하고 지원 사각지대에서 힘들어하고 있다. 민주노총이 학습지 교사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 회사로부터 마스크, 세정제 등을 지급받는 교사는 20% 미만이었다. 교사 중 54%가 회원들에게 학습지를 끊겠다는 연락을 받았으나 개인사업자 성격이라 어떤 지원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6일 학원 등에 대해 '휴원'토록 권고했다. 매출액이 크게 주는 등 일정 조건이 충족되면 고용유지지원금이 적용되지만 학원 등이 예방적 차원에서 문을 닫을 경우 고용유지금 지원이 제한된다. 영세 학원들은 수익 감소 분을 감당하지 못해 억지로 문을 열고 영업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교육부 조치로 전국 초·중·고등학교의 개학이 연기됐지만 이에 따라 근무를 하지 못하게 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어떤 지원도 받지 못하고 무급 처리된다. 일반 교사들은 연수 등으로 유급 처리하는 것과 대조된다. 대리운전, 택배기사 등도 사업자로부터 안전물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법에 규정돼 있지만 실제 사업장에서는 지켜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
유연근무제도 마찬가지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이후 유연근무제 일평균 지원 신청건수는 약 20배 증가했다. 2월 25일부터 3월 5일까지 426개 사업장, 총 6241명의 근로자가 신청했다. 하지만 기업 규모가 작은 10인 미만 사업장은 비율이 11.5%로 30인 이상 사업장과 비교해 절반에 한참 못 미친다.
정부는 기업체와 근로자에게 가족돌봄휴가 등을 적극 활용할 것을 권고했지만 이마저도 현장에서 잘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중소기업 등에서 인력 부담 등을 이유로 휴가를 거절하는 경우를 막기 위해 9일부터 오는 31일까지 한달간 가족돌봄휴가를 한시적으로 운영한다.
임대료를 깎아주는 착한 임대인에게 임대료를 할인해주는 것도 도마에 올랐다.
정부는 착한 임대인에게 임대료 50%를 보전해 줄 예정인데 이 경우 소득이 높고 많은 임차인을 보유한 임대인에게 유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소득자는 최고 세율을 적용받아 임대소득 대부분을 세금으로 내는 상황에서 정부가 할인임대료의 50%를 감면해줄 경우 손해가 적거나 부가세를 포함하면 오히려 이득인 상황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에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6일 노사정 협의회에서 "착한 임대인만 지원뿐 아니라 임차인에게 직접지원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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