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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센터, 마스크 없이 다닥다닥 앉아 업무… 재택근무 쉽지않아 [서울 구로 콜센터 무더기 확진]

콜센터, 코로나 집단감염 왜

서울 신도림동에 위치한 보험사 콜센터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함에 따라 콜센터에서 집단감염 발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무여건상 근접 근무를 하다 보니 집단감염 가능성에 노출돼 있고, 외주업체에 맡기는 사례가 많아 상대적으로 관리가 미흡한 '사각지대'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금융사 콜센터는 고객 금융정보 등 민감정보를 통해 상담 업무를 하다보니 재택근무도 쉽지 않다.

10일 보건당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보험사 콜센터에서 직원·교육생, 가족 등이 코로나19에 집단감염된 사례가 발생했다. 가까운 거리에 붙어 앉아 근무하는 콜센터 특성상 대규모 감염이 발생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콜센터의 경우 근거리에서 근무하다 보니 감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지적한다. 특히 금융권 콜센터는 고객의 민감정보를 기반으로 상담 업무가 이뤄지다 보니 홈쇼핑 등 타 산업군의 콜센터처럼 재택근무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에 금융권에선 콜센터에서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확산 초기부터 대비책을 마련했다. 대다수 금융사들은 혹시 모를 감염을 대비해 콜센터를 이원화해서 운영하고 있다. BC카드는 현재 가산디지털단지와 서초(퓨처센터) 콜센터를 통해 장소를 이원화하고 있으며, 만약 한 곳이 코로나19로 인해 폐쇄될 경우 다른 한쪽의 장비로 두 곳을 다 컨트롤할 수 있도록 했다.

콜센터를 직접 운영하는 메리츠화재는 콜센터 직원을 층별로 분산 배치, 혹시 모를 감염에 대비했다. 층별로 분산 배치된 콜센터 직원들은 다른 층 직원과 접촉도 최소화하는 것을 권고했다. 콜센터 업무를 외주업체에 주고 있는 KB국민카드는 본사 차원에서 대체사업장을 마련, 콜센터 인력을 분산 배치토록 해 집단감염에 따른 업무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KB국민은행도 콜센터를 대체사업장으로 분산,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콜센터 업무 자체를 외주업체에 맡기는 경우가 많아 관리소홀에 따른 감염 가능성이 여전히 크다.


이번에 집단감염이 발생한 에이스손해보험처럼 본사 차원에서 마스크 착용, 발열체크 등 지침을 내려도 외주업체 차원의 관리미흡으로 감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초기부터 본사와 동일한 수준의 감염예방 지침을 콜센터 외주업체에 전달했다"면서 "감염예방을 위해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외주업체의 지침 준수사항을 수시로 체크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전화영업(TM) 조직을 갖춘 금융사는 분산근무를 고민 중이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