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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호정 "대리게임 사과"했지만… 정의당 비례 줄줄이 논란

비례 6번 신장식 변호사는
음주운전에 상습 무면허운전
심상정 대표 팬클럽 회장은
비례대표 공천순번에 이름 올려

당선권인 상위 순번에 공천이 확정된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들의 전력을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상습 무면허운전이나 '대리게임' 전력 등 공직후보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뿐 아니라 정의·공정을 앞세운 정의당의 정체성과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후보들이 비례대표 앞 순번에 집중 배치됐다.

특히 심상정 대표의 팬클럽 회장이 비례대표 공천순번에 이름을 올리는 등 일부 후보는 전문성 부족 논란 속에 '사천(私薦)' 지적까지 제기됐다. 반면 당의 인재로 영입된 인사들은 당선권 경계인 뒤 순번으로 밀리거나 아예 순번을 받지 못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21대 총선에서 정의당 비례대표 1번으로 공천된 류호정 후보는 대리게임 논란에 휩싸였다. 대리게임은 금전 등을 주고, 타인에게 계정을 맡겨 게임상 등급을 올리는 것이다.

류 후보는 지난 2014년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온라인게임 계정을 지인들에게 공유해 등급을 올리다 적발되자 게임동아리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6월 '대리게임처벌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현재는 대리게임이 불법이다.

정의당 IT산업노동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는 류 후보는 대학 졸업 후 입사한 게임회사에서 노조 설립을 추진하다 퇴사했다. 이후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조 선전홍보부장으로 재직했다. 아프리카TV에서 개인방송을 진행한 경력이 있다.

류 후보는 논란이 확산되자 사과했지만 불공정한 수단으로 이익을 취했다는 점에서 비판이 거세다. 프로게이머 출신 황희두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은 "쉽게 비유하면 '대리시험'에 걸렸다고 보면 된다"고 꼬집었다. 류 후보는 "여성유저의 능력을 불신하는 게임계 편견을 키운 일이니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준 셈"이라며 "조금이라도 실망하셨을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음주운전 및 상습 무면허운전 전력 후보도 당선권에 이름을 올려 빈축을 사고 있다.

비례대표 6번을 받은 신장식 변호사는 지난 2006~2007년 음주운전 1회·무면허운전 3회 등 모두 4차례에 걸쳐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총 60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신 변호사의 후보심사 과정에서 범죄경력 관련 문항에 음주·무면허 운전 적시 없이 '도로교통법 위반'만 적어 냈지만 정의당 중앙당 공직후보자 자격심사위원회는 이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이나 추가 소명 절차를 거치지 않고 적격으로 처리했다.

공심위는 두 달여가 지난 2월 신 변호사가 비례대표 예비후보자로 등록된 이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정보공개자료를 보고 나서야 해당 도로교통법 위반 사안이 음주·무면허 운전인 것을 뒤늦게 파악했지만 신 변호사의 사과문 제출 등을 조건으로 적격 결정을 유지했다.

정의당이 당직활동을 오래 해온 신 변호사를 애초에 걸러낼 의지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신 변호사는 고 노회찬 의원의 보좌관 출신으로, 정의당 사무총장을 지냈다. 현재 노회찬재단 이사와 당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비례대표 2번을 받은 청년 영화감독 장혜영 후보는 비례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지난 2월 자신의 SNS에 "여러분의 둘째 메갈 국회로 보내주세요"라는 글을 올려 남성혐오 커뮤니티인 '메갈리아' 연관 의혹을 받았다.

비례대표 후보들의 전문성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정의당 비례대표 12번으로 확정된 정민희씨는 과거 권영길 전 의원의 팬카페 운영자 출신으로, 현재 심상정 대표의 팬클럽 '심크러쉬'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지난해 영입인재로 입당한 '땅콩 회항' 갑질 피해자인 박창진 전 대한항공 사무장은 당선권 경계인 8번으로 밀렸다.
정의당은 비례대표 당선권을 7~8번으로 보고 있다. 영입인재인 이병록 예비역 해군제독은 비례대표 순번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정의당 관계자는 "기본적인 자격심사를 통과한 후보들은 당원과 시민선거인단 투표를 거쳐 비례대표 순번이 결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