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도부 격론에 전당원 투표 결정
-'찬성 우세' 전망 속 '의외의 결과' 가능성도
12일 더불어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 참여 여부에 대한 전당원 투표에 돌입했다. 당 내에선 비례연합정당 찬성표가 우세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비례연합정당의 명분과 실리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과 민주당만의 단독 비례정당을 만들자는 주장도 상당해 의외의 변수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사진=독자제공
[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이 12일부터 '비례연합정당' 참여 여부에 대한 전당원 투표에 돌입했다. 당 지도부가 비례연합정당 참여에 대한 격론을 벌이며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전 당원 투표를 통한 '명분쌓기'에 나선 것이다.
■'찬성 우세' 전망
당내에선 비례연합정당 찬성표가 우세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비례연합정당 찬성파 의원들은 비례연합정당이 명분과 실리 모두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원내대표 출신의 우원식 의원은 "미래통합당이 갑자기 위성정당을 만들어 골목상권에 침탈하고 있다"며 "그것을 막으려면 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통합당이 소수 정당 몫의 비례의석을 차지하려 하는 만큼, 연합세력을 구축해 준연동형비례제를 지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보수진영에 정국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5인 회동' 멤버로 지목됐던 친문계 핵심 전해철 의원은 "한국당은 1당이 되거나 숫자가 많아지면 문재인 대통령 탄핵을 추진한다고 한다"며 "그것을 보고 있으면 역사적 죄인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례연합정당 찬성파는 일단 비례연합정당이 출범하면 원내 1당 수성은 물론, 과반 의석도 달성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 전략기획위원회가 의원총회를 통해 보고한 시나리오에도 이런 분석이 고스란히 담겼다.
당 관계자는 "준연동형비례제를 지키자는 명분과 정국 주도권을 내줄 수 없다는 위기감이 복합적인 상황"이라며 "미래통합당이 대통령 탄핵을 언급하고 있다. 보수진영이 과반을 차지하는 것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이 12일 비례연합정당 참여 여부를 묻는 전당원 투표에 돌입했지만 비례연합정당의 명분과 실리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김해영 최고위원 역시 비례연합정당 참여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뉴스1
■의외의 변수 나올까
비례연합정당의 모습도 구체화하고 있다. 일단 정봉주 전 의원의 열린민주당 등 민주당 외곽세력과 '시민을위하여', '정치개혁연합' 등 시민사회 플랫폼도 빠르게 구축되고 있다.
다만 전당원 투표 과정에서 의외의 변수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우선 당에 충성도가 높은 일부 권리당원들이 오히려 비례연합정당에 반대표를 던지고 있다. 정의당 등 군소정당과 비례의석을 나누지 말고 민주당만의 단독 비례정당을 만들자는 주장이다.
당 권리당원 게시판엔 '단독정당 만들라고 (비례연합정당에) 반대했다', '손해만 보는 연합을 왜 하나', '민주당은 진보정당 배양처가 아니다'라는 주장이 잇따라 올라왔다.
격전지 의원들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비례연합정당 출범이 자칫 지역구 격전지 대결의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0대 총선에서 3000여표 이내 초박빙 승부를 벌인 선거구가 18곳에 이른다. 만약 비례연합정당 출범에 실망한 민주당 지지자들이 투표장에 나오지 않거나 중도층 일부가 이탈시 지역구 의석을 내줄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정의당과 민생당의 합류 여부도 관건이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정의당도 꼼수에 합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비례연합정당 불참 입장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민생당은 당 지도부와 일부 의원간 찬반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비례연합정당 찬성표가 압도적으로 나오고 군소정당들도 참여해야 제대로된 명분이 설 수 있다"며 "전당원 투표 이후에도 남은 과제가 많다"고 말했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