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이미지 쇄신 나선 中, 코로나 확산 국가에 의료진·방호복·마스크 등 지원

【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중국이 이탈리아를 비롯해 코로나19 충격에 휩싸인 국가들에게 잇따라 지원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자국 내 확산추세를 잠재운 만큼 같은 아픔을 겪고 있는 타국을 지원하는 인도적 차원이라는 게 중국의 입장이다. 반면, 중국의 핵심 정책인 '일대일로'를 염두에 둔 조치라거나 '코로나19 전파국' 이미지 쇄신용이라는 비판적 시각도 제기된다.

19일 관영 신화통신과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중국은 유럽 국가 중 코로나19 타격이 가장 큰 이탈리아에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 300명을 파견한다. 1차 의료진 10여명은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주 주도인 밀라노에 이미 도착했다.

중국은 또 이탈리아와 스페인, 폴란드, 그리스 등 유럽국가에 코로나19 진단도구와 방호복을 보냈다. 프랑스에도 100만개의 마스크와 장갑을 지원했다.

중국의 지원은 아프리카에도 두드러진다. 중국은 전날 케냐, 에티오피아, 세네갈, 짐바브웨 등 아프리카 국가의 건강 전문가들과 회상회의를 열고 코로나19 상황, 임상치료, 예방조치 등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다. 아프리카 국가 중 하나인 나미비아에도 1000개의 코로나19 검진키드를 기증했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성장한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은 아프리카 54개국에 각각 검진장비 110만개, 마스크 600만장, 의료용 방호복 및 얼굴 보호장비 6만개 등을 기증할 계획이다. 중동국가인 이란에는 마스크 25만개와 핵산 진단키트 5000개를 지원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중국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세계보건기구엔 2000만달러를 기부했다.

그러나 이 같은 중국의 지원에 대해 WSJ는 "중국이 '코로나19 발원지'에서 '우호적인 지원자'로 국제적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힘을 쓰고 있다"고 분석했다. 독일 싱크탱크 '세계공공정책연구소'(GPPI)의 토르스텐 베너 소장은 "중국이 인도주의적 자세를 취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바이러스가 비롯된 곳에 대한 역사와 그들의 초기 대처가 어떻게 그것을 전 세계로 퍼져나가도록 했는지를 고쳐 쓰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중국의 지원을 거대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 관점에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물론 중국이 한국과 일본에 대해서도 코로나19관련 물자를 지원했지만 상당수 지원 국가의 면면이 일대일로와 밀접한 국가들이라는 점이다. 일대일로는 육상으론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해상으론 동남아시아와 유럽, 중동,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중국의 신 신크로드 전략이다. 이탈리아의 경우 지난해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방문을 계기로 주요7개국(G7) 가운데 처음으로 일대일로에 동참하기로 하는 등 경제적으로 밀착해왔다.


이란도 중국이 인적·무역 교류에 공을 들여온 국가 중 한 곳이다. 시주석은 2016년 1월 이란을 국빈 방문해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비롯해 양국의 정치·경제·군사 등 각 분야에서 협력 강화에 합의했다. 아프리카 역시 일대일로의 핵심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